딱 한 발만 뒤에 있었더라도 리그 7호골이었다.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마요르카의 ‘에이스’ 이강인은 건재했다.
이강인의 소속팀인 마요르카는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에서 열린 카디스와 2022~202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4라운드 홈경기에서 파블로 마페오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1-0으로 이겼다.
최근 3경기에서 1무 2패로 부진했다가 다시 승리를 따낸 마요르카는 12승 8무 14패, 승점 44를 기록했다. 현실적으로 6위에 있는 레알 베티스(15승 7무 11패·승점 52)를 추월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아직 7위 지로나(13승 8무 12패·승점 47)와 승점차는 3에 불과하다.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한 자리 순위가 가능하다.
또 강등권인 18위 헤타페(8승 10무 15패·승점 34)와 승점차는 10으로 벌렸다. 헤타페가 5경기를 남겨둔 것을 고려한다면 아직 마요르카의 잔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잔류 성공이나 다름없다.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선제 결승골을 넣은 마페오에게 가장 높은 평점인 8.2점을 줬다. 이강인은 7.2점이었다. 하지만 이날 맨오브더매치의 주인공은 단연 이강인이었다.
전반 15분에 나온 선제 결승골도 사실상 이강인이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카디스 수비의 실수로 미드필드 중앙에서 기회를 잡은 이강인은 드리블 뒤 오른쪽으로 침투하던 베다트 무리키에게 연결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무리키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골이 만들어졌다. 이강인의 정확한 택배 코너킥이 이드리스 바바의 머리에 적중했다. 공은 골대를 떄리고 떨어졌지만 이를 마페오가 밀어넣었다.
마요르카는 이후에도 이강인과 무리키를 앞세워 카디스의 골문을 거세게 두드렸지만 좀처럼 추가골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마요르카 골키퍼 프레드레그 라이코비치의 선방으로 실점하지 않으며 1-0 리드를 유지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추가시간 6분이 선언된 가운데 카디스가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골키퍼까지 마요르카 진영으로 모두 넘어온 상황이었다. 카디스의 공격 실패 뒤 마요르카의 역습이 이어졌고 무리키의 발을 떠난 공은 이강인에게 연결됐다. 이강인은 전력 질주 뒤 텅빈 골문을 향해 공을 차넣었다. 마치 5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손흥민이 넣었던 장면을 연상케했다.
하지만 판정은 오프사이드였다. 무리키의 패스가 전달됐을 당시 이강인의 발이 살짝 하프라인을 넘었다. 앞에 수비수가 있긴 했지만 이 상황의 최종 수비수는 골키퍼다. 하프라인을 살짝 넘어 공을 잡은 이강인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한 발만 뒤에 있었더라도 이강인의 리그 7호골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마요르카의 중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강인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어느 팀을 가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확인한 경기였다. 이강인은 자신을 향한 다른 팀들의 러브콜은 당연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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