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카, PGA챔피언십 9언더파 트로피 번쩍
LIV 선수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
공동 2위 셰플러, 세계랭킹 1위 왕좌 복귀
브룩스 켑카(33·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PGA투어 통산 9승째를 챙긴 켑카는 이 중 5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채우면서 ‘메이저 사냥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켑카는 22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4개로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켑카는 공동 2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스코티 셰플러(미국·이상 7언더파 273타)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 315만 달러(약 41억6000만 원)를 챙겼다.
지난해 6월 LIV로 이적한 켑카가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21년 2월 피닉스오픈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메이저대회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켑카는 2018, 2019년에 이어 PGA 챔피언십에서만 3차례 정상을 밟았다. 켑카는 또 다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두 번(2017, 2018년) 우승했다.
켑카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첫 번째 LIV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올해 PGA 챔피언십은 LIV 출범 이후 네 번째 메이저대회다. 앞서 열린 지난해 US오픈과 디오픈,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은 모두 PGA투어 소속 선수들이었다. 켑카는 이번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4월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했다.
LIV는 지난해 6월 출범하기 전부터 PGA투어와 갈등을 빚었다. LIV가 막대한 계약금과 상금을 내세워 PGA투어 소속 선수들을 빼갔기 때문이다. 켑카를 비롯해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 등이 PGA투어에서 뛰다 LIV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PGA투어는 LIV로 이적한 선수들의 투어 출전을 막았지만 PGA 챔피언십을 포함한 4대 메이저대회는 LIV 선수들에게 문을 열어줬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켑카는 2021년 초 수술 이후 투어에서 정상적으로 뛰지 못했다. 켑카는 LIV가 출범하자 바로 이적했다. LIV는 한 시즌 대회 수가 PGA투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또 4라운드 72홀로 치러지는 PGA투어 대회와 달리 3라운드 54홀로 진행된다. 켑카는 LIV에서 2승을 하며 부활을 알렸다.
켑카는 “메이저대회 5승째를 거둬 기분이 좋다. 내가 이렇게 많이 우승할 수 있을지 어렸을 땐 몰랐다”며 “2년 전 내가 있던 곳(PGA투어)을 되돌아보면 나는 (LIV에서 활동하는) 지금이 행복하다. 나의 PGA 챔피언십 우승이 LIV 골프에 큰 경사이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일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켑카는 종전 44위보다 31계단 오른 13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공동 2위를 한 셰플러는 약 한 달 만에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았다. LIV 소속인 디섐보와 스미스는 각각 공동 4위(3언더파 277타)와 공동 9위(1언더파 279타)를 했다. 공동 50위(7오버파 287타)로 대회를 마친 욘 람(스페인)은 세계랭킹 2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 통과한 이경훈은 공동 29위(5오버파 285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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