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등판 성영탁 현란한 무안타 쇼… 부산고 4년만에 8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3일 03시 00분


1회 구원 출격해 볼넷 3개만 허용
부산고 타선, 세광고에 역전 화답
성남고는 경기항공고에 진땀승

“게 섰거라” 성남고 유격수 이재상(오른쪽)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경기항공고와의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 1회말 수비 때 1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3루 주자 김남휘를 태그 아웃시키고 있다. 3루 땅볼을 더블 플레이로 
연결하며 실점 위기를 벗어난 성남고는 이날 4-3으로 승리하며 2018년 이후 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에 올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게 섰거라” 성남고 유격수 이재상(오른쪽)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경기항공고와의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 1회말 수비 때 1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3루 주자 김남휘를 태그 아웃시키고 있다. 3루 땅볼을 더블 플레이로 연결하며 실점 위기를 벗어난 성남고는 이날 4-3으로 승리하며 2018년 이후 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에 올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영탁아, 네가 좀 끊어 줘야겠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세광고와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을 치르던 중 1회초 수비 때부터 팀 에이스 성영탁(3학년)에게 ‘SOS’ 신호를 보냈다. 박 감독은 원래 성영탁을 5회쯤부터 마운드에 올리려고 아껴두고 있었다. 그러나 선발 조민우가 1회초부터 3실점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성영탁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조민우가 첫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곧바로 2루타, 단타를 내주자 성영탁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펜으로 향했다. 마운드에 오른 성영탁은 공 8개로 세광고 공격을 ‘끊어냈다’. 성영탁은 이후 8회까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 3개만 내줬을 뿐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은 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사이 부산고 타선이 5-3으로 경기를 뒤집어 성영탁이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성영탁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 박지환(3학년)을 상대하던 중 투구 수 제한(105개)에 걸려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다음 투수 김동후(2학년)에게 공을 바로 넘겨야 했다. 성영탁은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확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을 잡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한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대회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라 성영탁은 나흘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27일 열리는 이번 대회 결승이 되어서야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성영탁은 “결승에 선발 등판해 역시 105개의 공을 던지며 ‘노히트’를 기록하고 싶다. 팀 동료들에게 ‘내가 한 번 더 던질 수 있게 8강과 4강에서 꼭 이겨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실점이 너무 일찍 나와 영탁이를 일찍 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영탁이가 긴 이닝을 던지면서도 강타자를 상대로는 전력투구하고, 하위 타선을 상대로는 완급 조절을 하는 영리한 경기 운영을 펼친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에 오른 부산고는 24일 배재고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성남고가 경기항공고에 4-3 진땀승을 거뒀다. 3-3 동점이던 9회 초에 성남고 4번 타자 유상우(3학년)가 희생 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강릉고는 1-1 동점이던 8회말 이율예(2학년)가 적시타를 치면서 율곡고야구단에 2-1 승리를 거뒀다. 성남고와 강릉고는 역시 24일 8강 맞대결을 벌인다.



#성영탁#무안타 쇼#부산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