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결승전에서 선린인터넷고를 12-3으로 꺾고 대망의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1947년 야구부를 창단한 부산고는 경남고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야구 명문고로 꼽힌다. 4대 메이저대회로 통하는 대통령배(6회), 봉황기(4회), 청룡기(3회) 등에서 수차례 우승을 경험했으나 지난해까지 유독 황금사자기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런 부산고가 올해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았다. 1992년 배명고와 결승전 이후 무려 31년 만에 다시 황금사자기 결승에 올라 창단 후 첫 우승 도전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까지는 황금사자기에서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차지했을 뿐이다.
두 팀의 결승전은 당초 27일 열렸으나, 전국적으로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게임으로 선언돼 이틀 뒤인 이날 재개됐다. 경기가 중단됐던 1회초 선린인터넷고 공격 무사 1·2루 상황에서 재개됐는데, 부산고 에이스 성영탁은 3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산뜻하게 출발한 부산고는 1회말 공격에서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에도 성공했다. 1번타자 연준원의 중전안타와 2번타자 안지원의 희생번트로 잡은 1사 2루 찬스에서 상대 폭투와 야수선택으로 1점을 뽑았다. 부산고는 2회말 2사 1·3루 찬스에서 안지원의 1타점 우전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났고, 3회말 6번타자 양혁준과 7번타자 최민제의 연속 1타점 적시타로 4-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부산고는 4회초와 5회초 1점씩을 잃어 5-2로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5회말 대거 4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5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보탠 뒤 이어진 1사 2·3루 찬스에서 안지원의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부산고는 6회말 2점, 7회말 1점을 더 달아나며 선린인터넷고의 전의를 꺾었다.
선발투수 성영탁은 6이닝 5안타 12탈삼진 3실점(2자책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선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안지원의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활약이 빛났다. 안지원은 이번 대회 18타수 10안타(타율 0.556) 9타점의 맹타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부산고의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끈 박계원 감독은 “우리 부산고 동문들의 숙원인 황금사자기를 우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성은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동문들의 응원이 있었다. 응원과 격려를 많이 보내주신 덕분에 이렇게 큰 우승을 일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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