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가 자기보다 랭킹이 177계단 낮은 치아구 비우지(23·브라질·179위)에게 패해 2023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첫 문턱에서 넘어졌다. 메드베데프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비우지에게 2-3(6-7, 7-6, 6-2, 3-6, 4-6)으로 재역전패했다. 메드베데프는 2번 시드를 받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반면 비우지는 이 경기가 프랑스 오픈 본선 데뷔전이었다.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에서 2번 시드 선수가 이렇게 랭킹 차이가 크게 나는 상대에게 1회전에서 패한 건 1998년 페트르 코르다(55·체코·당시 2위) 이후 25년 만이다. 코르다는 당시 랭킹 213위 마리아노 사발레타(45·아르헨티나)에게 역시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2번 시드 선수가 프랑스 오픈 1회전을 통과하지 못한 것도 2000년 피트 샘프러스(52·미국) 이후 23년 만이다.
메드베데프는 “내가 못했다기보다 비우지가 잘했다. 그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왜 하필 나한테 그랬냐’는 생각에 아쉬울 것 같다”면서 “비록 패했지만 오늘로 클레이 시즌이 끝난 건 좋다. 나는 흙먼지가 싫다”며 웃었다. 2021년 US 오픈 챔피언인 메드베데프는 프로 통산 승률 0.713(306승 123패)을 기록 중이지만 클레이 코트에서는 0.528(28승 25패)로 약했다.
비우지가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 그리고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를 꺾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2018년 US 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 챔피언이었던 그는 “어린 시절부터 메드베데프를 우러러봤다. 이런 코트에서 이런 선수를 이기다니 꿈을 이룬 기분”이라고 말했다. 비우지는 2회전에서 기도 페야(33·아르헨티나·423위)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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