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현은 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kg급 결승에서 이반 사피나(24·크로아티아)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이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5년 마드리드 대회 오선택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은 남자 58kg급 배준서(23·강화군청)에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강상현은 이날 1라운드 시작 12초 만에 주먹 공격으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몸통 공격을 두 차례 성공시키며 6-5로 라운드를 가져왔다. 2라운드에서도 16초 만에 머리 공격 허용으로 3점을 내줬지만 1-6으로 뒤지던 경기 종료 48초 전부터 4차례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9-7로 뒤집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강상현은 마우스피스를 높이 던지며 기쁨을 나타냈다.
제주 출신인 강상현은 한국체대 진학 뒤 올해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제주 출신 선수가 태권도 국가대표로 뽑힌 건 2002년 고대휴 제주도청 감독 이후 21년 만이다. 강상현은 자신의 첫 국제 대회인 2월 캐나다오픈 우승에 이어 3월 US오픈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29위 강상현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 랭킹 1위 이카루 미게우 소아리스(28·브라질), 8강에서 랭킹 7위 아흐마드 라위(23·이집트), 결승에서 랭킹 2위 사피나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는 이란의 아리안 살리미(20·39위)를 상대로 3라운드까지 60점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라운드 점수 2-1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살리미는 4월 중국 우시 월드그랜드슬램 준결승에서 강상현을 꺾었던 선수다.
강상현은 “올해 초 국가대표를 꿈꿨고, 국가대표가 된 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꿈꿨는데 이뤄냈다. 이제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도전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말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비결에 대해 강상현은 “국내 대회가 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국내 대회 1등을 했으니 세계 대회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했다.
같은 날 열린 남자 80kg급 박우혁(23·삼성에스원)과 여자 49kg급 강보라(23·영천시청)는 각각 8강과 16강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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