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한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신임 감독(53)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진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독 대신 ‘오기 상’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더 친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단 10주년을 맞아 구단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된 오기노 감독은 팀의 취약점을 보완해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은다. 2차례 올림픽(1992 바르셀로나, 2008 베이징) 무대를 밟았을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평가받아온 오기노 감독은 “OK금융그룹의 팀 컬러는 수비력이다. 어떤 때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기 상’을 자처한 오기노 감독은 소통도 강조했다. 오기노 감독은 “배구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팀 스포츠다. 서로 도움이 필요하고 어떤 때에는 희생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더십이랄 것까진 아니지만 연습 때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다. 선수들이 ‘언제나 감독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물론 성적에 대한 의지도 잊지 않았다. 오기노 감독은 “(지난시즌) 적은 승점 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지 못해 선수단 내에서도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우선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기노 감독은 브라질 출신의 란시니 제이미 안토니오 S&C(스트렝스&컨디셔닝) 코치를 직접 추천해 선임하기도 했다. 블로킹 자리에 따른 수비 시스템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3시즌 째 구단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선수 레오에 대해서는 “모자람이 없는 선수. 큰 걱정하지 않는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다만 포지션 기용에 대해서는 고민을 남겨뒀다. 이 밖에 아시아쿼터로 뽑힌 몽골 출신의 바야르사이한에 대해서도 “영상으로 봤지만 블로킹이 뛰어난 선수. 사이드 스텝이나 손 모양 등 구단이 원하는 부분을 마스터해서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990~2000년대 일본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한 오기노 감독은 V리그 지도자들과도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KOVO 워크숍에서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만나 반가움의 포옹을 나누고 연습경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밖에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는 일본 리그에서 함께 지도자 생활을 한 경험도 있다. 오기노 감독은 “토미 감독이 한국에 먼저 온 선배인 만큼 존경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연습 경기 등을 통해 토미 감독이 갖고 있는 장점을 빼앗아올 생각”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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