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이 리그에서 퇴출돼 한순간 실직자가 된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 선수들이 한국농구연맹(KBL)을 찾아 조속한 문제 해결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장 김강선을 비롯한 데이원 선수들은 16일 KBL 사옥을 찾아 김희옥 총재를 비롯한 프로농구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는 KBL이 제안했는데, 수개월째 임금을 못받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선수단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KBL은 같은 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재정난으로 구단 운영에 차질을 빚은 데이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프로농구 출범 후 구단이 회원사 자격을 박탈 당한 건 데이원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국회를 찾아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호소하기도 했던 데이원 선수들은 KBL의 제명 조치로 ‘무소속’ 신분이 된 채 KBL을 찾았다.
KBL 측은 앞서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은 모두 보호하기로 했다. 부산시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점을 고려해 우선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을 물색하겠다. 이후에도 후속 방안을 적극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인수 기업 물색 작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다음달 21일 ‘특별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선수단 대표로 마이크 앞에 선 김강선은 “2월부터 급여가 완전히 끊겨 식비부터 신발 구입 등 생활 전반에 관한 걸 자비로 부담했다. 월세 내기도 벅찬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동료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모아 대신 내주기도 했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건 밀린 급여 수령이다. KBL에서는 6월1일 이후 급여부터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그 전에 밀린 급여는 원칙적으로 데이원이 해결해야할 몫이다.
김강선은 “(급여 수령을 위해) 법적 조치를 하기로 했다. 여러 변호사님들도 선수들을 도와주겠다고 했다.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시 선수들과 논의를 해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한 프로계약서에 따르면 소속 구단으로부터 3개월 이상 임금 체불이 될 경우 선수들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타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5개월째 급여를 받지 못한 데이원 선수들은 해당 규정에 부합한다.
다만 FA 자격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끼리도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야 충분히 다른 팀의 러브콜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자칫 FA 미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추가 보완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강선은 “선수마다 입장차가 있다. 일단 소속팀을 빨리 구하는게 동일한 목적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FA를 원하는 선수도 있고 새로운 팀을 찾아 다같이 이동하는 걸 선호하는 선수도 있다”면서 “일단 KBL 측에서는 모든 선수가 FA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논의를 해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데이원 선수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한창 몸을 만들어야 할 시기지만 훈련 장소도 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김강선은 “선수들이 이제 고양체육관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는데 KBL측에서 훈련할 수 있게끔 지원해준다고 하셨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듣지 못했지만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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