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클라크 US오픈 10언더 우승
10년전 떠난 어머니 그리며 감격
매킬로이 메이저 갈증 또 못풀어
김주형 공동8위, 첫 메이저 톱10
윈덤 클라크(30·미국)는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확정짓는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모자에 얼굴을 묻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10년 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서다.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된 클라크는 “오늘 엄마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오랫동안 이 순간을 꿈꿔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챔피언 조에서 클라크와 함께 경기를 한 리키 파울러(35·미국)도 18번홀 그린 위에서 “당신의 어머니도 분명 당신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며 클라크에게 축하를 건넸다.
클라크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클라크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컨트리클럽 노스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친 클라크는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을 차지하면서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6억 원)를 챙겼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클라크는 PGA투어 134번째 출전 대회이던 지난달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는데 한 달 만에 투어 2승째이자 메이저 대회 첫 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대회 전 32위였던 클라크의 세계랭킹은 13위로 올랐다. 클라크는 “US오픈은 힘들다. 8번홀을 보기로 막은 것이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클라크는 2021년, 2022년 US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현지 시간으로 아버지의 날(6월 18일)에 끝난 이번 대회에선 클라크의 각별한 가족 사랑이 주목받았다. 대회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은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와 미스 USA 출신 어머니가 결혼식을 치른 곳이다. 클라크는 “어머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몇 년 사신 적이 있기에 멋진 한 주였다. 나도 이 지역에 약간의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기간에 클라크는 어머니의 옛 사진을 보여주는 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날 대회장을 찾은 누나와 남동생 앞에서 트로피를 든 클라크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된 기분이다. (이번 우승은) 믿으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9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메이저 대회 우승 갈증을 이번에도 풀지 못했다. 매킬로이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4년 8월 PGA 챔피언십이 마지막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이었다. 이후로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준우승만 3차례 했다. 매킬로이는 “또 다른 메이저 우승을 손에 넣기 위해 100번의 일요일(대회 최종일을 의미)을 보낼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김주형(21)은 이날 1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로 공동 8위를 하면서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주형이 메이저 대회에서 톱10에 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주형은 “US오픈은 1년 중 가장 힘든 주간이다. 3일 연속(2∼4라운드) 언더파 기록은 내게 많은 자신감을 준다”고 했다. 김시우(28)는 4오버파 284타로 공동 39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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