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데이원’ 리그 제명과 함께
‘향후 구성원 등록 불허’ 결정
“대표-구단주 허재, 신뢰 저버려”
‘농구 대통령’ 허재(58)가 앞으로는 프로농구계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됐다. 선수단 임금 체불 등 재정 문제로 여러 차례 잡음을 내다가 결국 프로농구 리그에서 제명된 데이원 구단 대표이자 구단주인 그에게 한국농구연맹(KBL)이 ‘구성원 등록 불허’라는 사실상의 퇴출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2004년 프로 선수 유니폼을 벗었고 이듬해인 2005년부터 2015년까지 KCC 감독을 지냈다.
KBL은 16일 이사회와 총회를 잇달아 열고 데이원을 리그 회원사에서 제명했는데 이 자리에서 허 대표에 대한 ‘향후 구성원 등록 불허’ 결정도 함께 내렸다. 허 대표가 앞으로 KBL 구단 대표나 임원, 감독, 코치 등으로 등록 신청을 하더라도 받아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KBL은 “선수단 임금 체불, 리그 가입비 납부 지연 등의 문제로 프로농구 신뢰를 훼손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A구단 단장은 “(허 대표에 대해서는) 앞으로 임원을 포함해 KBL의 어떤 자리도 등록을 허가해주지 않겠다는 결정”이라며 “이사회 당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지금의 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구제를 위한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 반대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B구단 단장도 “회의에서 허 대표에 대한 등록 불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C구단 단장은 “데이원은 그동안 약속을 여러 번 어겼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허 대표가 다시는 프로농구계로 돌아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이사들 사이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오리온 구단을 인수해 작년 8월 창단한 데이원은 리그 가입비 성격의 특별회비(총 15억 원) 1차 납부액 5억 원을 제 날짜에 납부하지 못했다.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난으로 올해 2월부터는 선수 월급도 주지 못해 결국 리그에서 제명됐다. 1997년 국내 프로농구 출범 이후 리그 참가 구단이 제명된 것은 데이원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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