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인종 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박용우, 정승현(이상 울산) 등을 감쌌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 지난 3월과 6월에 치른 A매치 4경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기자회견 초반 클린스만 감독에게 최근 인종 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박용우, 정승현의 A매치 출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정승현은 6월 A매치 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고, 박용우는 16일 페루전에서 교체 출전한 뒤 20일 엘살바도르전에는 선발로 나선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단호하게 “항상 선수들 앞에 내가 나설 것이다. 선수 이전에 한명의 사람으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도움을 필요할 때 내가 항상 나서겠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축구회관 5층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의실에서는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인종 차별 발언을 한 박용우, 정승현 등 울산 소속 선수들의 상벌위원회가 진행됐다.
지난 5일 클린스만 감독의 기자회견을 통해 6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박용우와 정승현은 10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5-1로 제압한 뒤 동료들과 함께 이재명의 인스타그램에서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이규성이 이명재의 활약에 대해 “동남아 쿼터 든든하다”고 먼저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이어 정승현이 “기가 막히네”라고 하자 이명재는 “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글을 썼고 팀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합세했다.
사살락은 지난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출신의 수비수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K리그 역사상 인종 차별 관련한 상벌위원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 관련 언동은 최대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를 받을 수 있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페루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에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데 그럴 때 조언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외의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실수가 있을 때 인간으로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