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24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올해 대회 전패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7일 경기 수원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에서 불가리아에 1-3(22-25, 18-25, 26-24, 15-25)으로 완패했다. 2021년 대회를 3연패로 마친 한국은 지난해 대회(12전 전패)에 이어 올해(9전 전패)에도 대회 24연패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 승리는 커녕 승점도 아직 따내지 못했다.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1세트 초반 5-2까지 앞서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22-22 승부처에서 상대 아웃사이드히터 엘레바 베체바(25)에게 공격으로 2점을 내주는 등 연속 3실점하며 기선을 내줬다. 1세트 김다은(22)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7득점을 해낸 게 위안거리였다. 2세트에도 초반부터 흐름을 내주며 채 20득점을 채우지도 못했다.
패색이 짙은 한국은 3세트 서브로 분위기 반전을 도모했다. 8-10으로 뒤쳐진 상황에서 세터 김다인(25)이 서브로만 2득점하는 등 한국은 6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탔다. 한국은 3세트에만 서브를 총 4개 성공했다. 이후 시소게임을 펼치던 한국은 웜업존을 지키던 주장 박정아(30)를 투입하며 세트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다은의 공격 득점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고, 이어 교체선수로 투입된 표승주(31)가 서브로 득점했다. 이어 불가리아 마리아 요르다노바(21) 공격이 아웃되면서 세트를 따냈다. 2주차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 3세트에 이어 이번 대회 들어 한국이 두 번째로 따낸 세트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4세트 들어 상대에게만 블로킹 4개를 허용하는 등 열세를 이어가며 15-25로 패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050명의 뜨거운 응원 속에 승전고는 다음을 기약했다. 한국은 김다은이 팀 최다인 19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공격효율은 22.45%에 그쳤다. 블로킹에서도 4개로 상대(13개)에 크게 밀렸다. 불가리아는 오퍼짓 스파이커 라도스티나 마리노바(25)가19득점했지만 역시 공격효율은 21.57%로 저조했다.
경기 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은 “일단 오늘 충분히 싸웠고 상대를 밀어붙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디오 미팅 때 약속한 플레이를 해냈지만 중요할 때 한두 점 달아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진 연패에 대해서는 “게임 전술에는 문제가 없다. 국제적인 (경기) 수준에 적응하고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VNL 초반에는 연습 시간이 부족했는데 훈련하다보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터키, 브라질 등을 상대로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는 계속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주차를 33위로 마친 한국은 이날 패배로 34위로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2024년 파리올림픽의 경우 올 9월 올림픽 예선을 통해 6팀이 출전권을 갖고 내년 VNL 이후 세계랭킹 순으로 나머지 출전권 5장이 돌아간다. 나머지 1장은 개최국 프랑스의 몫이다. 세자르 감독은 “올림픽에 가는 게 계속 어려워지는 실정이지만 끝까지 시도해야 한다. 올림픽 예선을 통해 올림픽에 가지 못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 앞으로 대표팀의 방향성에 대해 대한배구협회와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은 (VNL) 경기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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