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모드’를 가동한 원태인(23·삼성)이 18년 만의 9연승에 도전하는 한화 타선을 막아서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원태인은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2-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달 21일 KIA전부터 8경기 연속 승리를 달리던 한화는 이날 패배로 2005년 이후 첫 9연승 기록에 실패했다. 리그 최하위 삼성은 연패를 4경기에서 끊어내며 이날 LG에 진 9위 KIA와 승차를 4.5경기로 좁혔다.
원태인은 시속 150㎞에 가까운 강속구를 앞세워 한화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이날 전체 투구 수 109개 중 약 37%에 달하는 40개의 공을 속구로 던졌다. 최고 시속은 149㎞를 기록했다. 변화구 중에서는 속구와 같은 동작으로 던지지만 볼 끝이 가라앉아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쉬운 체인지업을 가장 많이(25개) 던졌다.
2021년(14승 7패)과 2022년(10승 8패)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책임지며 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원태인은 올 시즌 초반이던 3, 4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5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 4경기 평균자책점이 3.97, 6월 4경기에서는 1.73으로 매월 나아진 성적표를 받아들며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경기 후 원태인은 “팀 분위기가 (연패로 인해) 아무래도 좋지 않다보니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다. 오늘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 전 코치님과 포수 (강)민호 형에게 ‘내가 연패를 끊겠다’고 말하고 등판했다”고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47)은 일주일 사이 14이닝을 소화한 원태인에 대해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피칭을 했다”며 칭찬했다.
원태인의 호투에 팀 타선도 화답했다. 0-1로 뒤진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4번 타자 포수 강민호(38)가 한화의 선발 투수 페냐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속구를 받아쳐 동점을 만드는 1점 홈런을 만들었다. 강민호는 이 시즌 10번째 홈런으로 2010년 롯데 소속 시절부터 이어온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14시즌으로 늘렸다. KBO리그 역대 9번째 기록이다.
결승타는 외국인 타자 피렐라(34)의 몫이었다.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피렐라는 1-1로 맞선 3회말 2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페냐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직전 경기까지 시즌 6승 4패 평균자책점 3.05로 잘 던지던 페냐는 5월 21일 LG전 이후 42일 만에 패전 투수(시즌 5패)가 됐다.
삼성의 오승환(41)은 2-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10번째 세이브(2승 2패)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 통산 380번째 세이브로 KBO리그 첫 번째 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2위는 손승락(41·은퇴)이 남긴 271세이브다. 이날 오승환은 2020년부터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역대 18번째)도 달성했다.
리그 1위 LG는 안방 잠실구장에서 KIA에 3-1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지켰다. LG를 1.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는 2위 SSG는 고척에서 키움에 9-5 역전승을 올렸다. 수원에서는 KT가 NC에 5-0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롯데를 4-2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2승 1패)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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