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바짝 세운 외국인 원투펀치… 사나워진 독수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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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외국인투수 복없던 한화
산체스-페냐 날자 18년만에 8연승
타석에선 노시환 연일 홈런 파티
“가을야구 가자” 분위기 달아올라

류현진(36·토론토)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2013년 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한화 외국인 투수 22명은 149승 185패(승률 0.446), 평균자책점 4.62를 합작하는 데 그쳤다. 2015년 1군 무대에 합류한 KT(153승)보다 외국인 투수 누적 승수가 더 적은 팀은 한화뿐이다. 물론 외국인 투수 평균자책점도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였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국내 무대 2년 차를 맞은 외국인 투수 페냐(33)는 6승 5패에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 중이고, 산체스(26)는 5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48이다. 여기에 입단 2년 차 문동주(20)도 5승 5패, 평균자책점 3.52로 ‘외국인 투수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페냐
산체스
야구에서 좋은 선발 투수는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끊어주는 존재다. 페냐가 선발 등판한 지난달 21일 대전 KIA전에서 3연패를 끊은 한화는 1일 대구 삼성전까지 8경기를 내리 이겼다. 한화가 8연승에 성공한 건 2005년 이후 18년 만이었다. 이 8연승 기간 페냐와 산체스, 문동주 모두 2승씩을 올렸다. 페냐가 선발 등판한 2일 대구 경기에서 삼성에 1-2로 패하며 연승이 끊겼지만 6이닝 2실점 투구 내용이 나빴다고는 할 수 없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페냐가 패전투수가 됐다고 하는 편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노시환
8연승 기간 한화 타선은 경기당 평균 5.9점을 올렸다. 특히 프로 5년 차 노시환(23)의 활약이 눈부셨다. 노시환은 이 기간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5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이제 시즌 홈런(17개)은 리그 단독 2위, 타점(52개)은 공동 2위다. 노시환(0.941)보다 OPS(출루율+장타율)가 높은 타자도 최정(36·SSG·0.976) 한 명뿐이다. 최정은 홈런(19개)과 타점(58개)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경남고 4번 타자 출신인 노시환은 지난해 타율 0.281, 6홈런, 59타점에 그친 뒤 고향 부산에서 한동희(24·롯데) 등 경남고 동문들과 함께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역시 경남고 졸업생인 이대호(41·은퇴)도 이 자리에 들러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노시환은 “예전에는 이대호 선배님께 여쭤 봐도 ‘공이 오면 잘 보고 치면 된다’는 식으로만 말씀해주셨는데 이번에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셨다”면서 “특히 ‘살 빼라’는 조언이 와닿았다”며 웃었다. 노시환은 비시즌 동안 몸무게를 7kg 가까이 줄였다.

한화는 연승 기간 팀 순위를 10위에서 8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제 10위 삼성(5경기)보다 5위 두산(3경기)과의 승차가 더 적다. 한화는 2018년 이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은 적이 없지만 확률은 일단 한화 편이다. 연도별로 팀을 따로 구분하면 지난해까지 총 86개 팀이 8연승을 기록했으며 그중 76개(88.4%)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외국인 투수#노시환#페냐#산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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