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강판 후 40호포…오타니 “쉬고 싶단 생각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4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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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경련 증상으로 투수로 4이닝만 소화
타석에서는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2득점 활약

투타를 겸업하는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오른손 경련 증상 때문에 조기 강판한 아쉬움을 타석에서 홈런으로 풀었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 겸 2번 타자로 나섰다.

지난달 2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던 오타니는 이날 마운드에서 호투를 이어갔다. 4이닝 동안 4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의 이날 경기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8.7마일(약 158.8㎞)을 찍었다. 시즌 평균(시속 96.9마일)을 웃돌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00.2마일(약 161.2㎞)까지 나왔다.

오타니는 1회초 안타와 실책으로 무사 1, 3루에 몰렸다. 유지니오 수아레즈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오타니는 훌리오 로드리게스에 도루를 허용해 1사 2, 3루의 위기를 이어갔지만 칼 라레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타이 프랜스를 3루 땅볼로 물리쳤다.

안타 1개만 내주고 2회초를 마친 오타니는 3회초 1사 후 J.P.크로포드에 볼넷을 헌납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뒤 수아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초 선두타자 라레이에 내야안타를 맞았던 오타니는 프랜스에 병살타를 이끌어낸 후 도미닉 캔존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하지만 오타니는 5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공을 던지는 오른손과 손가락에 경련 증상이 생긴 탓이다.

오타니는 지난달 28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완봉승을 따낸 뒤 2차전에도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허리 근육 경련 증상 때문에 7회에 교체됐다. 2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다리 경련 증세로 경기를 끝까지 뛰지 못했다.

다시 경련 증세가 도져 마운드에서 일찌감치 내려온 오타니는 타석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날리는 등 2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아쉬움을 풀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한 오타니는 4회말에는 볼넷을 골라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가 0-1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고의사구로 걸어나갔고 2루를 훔쳤다. 이어 C.J.크론의 중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동점 득점을 올렸다.

팀이 2-1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타니는 상대 우완 불펜투수 이사야 캠벨의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지난달 2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이후 6경기 만에 손맛을 봤다.

시즌 40호 홈런에 선착한 오타니는 MLB 전체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2위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37개)과 격차는 3개로 벌렸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홈런으로 잡은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3으로 졌다. 9회초 등판한 카를로스 에스테베스는 볼넷 2개와 안타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케이드 말로에 역전 그랜드슬램을 헌납했다.

이날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투수’ 오타니는 평균자책점을 3.43에서 3.32로 끌어내렸다.

또 빅리그 개인 통산 탈삼진 수를 601개로 늘렸다.

오타니는 데뷔 이후 84경기 만에 600탈삼진을 돌파했다. ESPN 스태츠 앤드 인포에 따르면 이는 역대 8번째 최소 경기 600탈삼진 달성 기록이다.

‘타자’ 오타니의 성적은 타율 0.310 40홈런 82타점 14도루 84득점이 됐다.

경기 후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MLB닷컴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중지에 경련 증세를 느꼈다고 했다. 힘을 주기가 힘들어 더 이상 던질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며 “상태를 확인하겠지만 손가락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타격할 때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1~2이닝 정도는 더 던질 수 있겠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0-0으로 맞선 상황이고 점수를 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내가 투구를 멈추는 것이 팀에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타니는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모든 경기가 중요한 만큼 개인적으로는 어떤 날도 쉬고 싶지 않다. 나만 피곤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은 에인절스는 트레이드 마감시한 전 전력을 강화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에인절스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다.

오타니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매 경기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필적할 정도로 중요한 경기”라며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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