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1·나이키골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첫날 빼어난 기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바지를 걷어 올리는 특별한 복장으로도 관심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정작 김주형은 “바지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김주형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의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선두 조던 스피스(미국·7언더파 63타)에 한 타 뒤진 단독 2위, 쾌조의 출발이다.
이날 김주형의 성적 뿐 아니라 복장도 화제가 됐다. 그는 분홍색 셔츠에 흰색 바지를 입었는데, 바지를 정강이 부분까지 걷어붙인 채 경기했다. 골프 선수들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서도 경기 도중 공이 진흙에 빠지자 신발을 벗고 개울가에 들어가 플레이를 한 뒤 이후 바지를 걷어올린 채 경기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특별한 상황이 없었음에도 바지를 걷어올렸다.
김주형은 이에 대한 외신의 질문에 “그저 바지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폭우로 인해 시작이 3시간 정도 지연됐고 진흙 등에 바지가 더러워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부터 해 왔던 방식일 뿐이다. 많은 분들이 웃는 것 같은데 나는 그저 편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바지를 많이 안 챙겨와서 이 바지를 오래 입어야 한다. 바지 색깔은 잘못 고른 것 같다”며 웃었다.
폭우로 코스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지만 김주형은 이날 버디 7개에 보기 한 개를 기록했다.
김주형은 “14번홀까지는 정말 좋은 경기였다. 그 후에 약간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스트레스 없는 기분 좋은 경기였다”면서 “최상의 결과는 아니어도 첫 시작을 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특히 다친 발목이 아직 성치 않은 상황에서의 활약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김주형은 지난달 디 오픈 챔피언십 기간 숙소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쳤다. 이로 인해 지난주 열린 윈덤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를 포기하기도 했다.
김주형은 “MRI를 찍고 당분간 경기를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힘들었다”면서 “PGA 첫 승을 한 곳에서 열리는 경기를 TV로만 보는 것이 정말 괴로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재활을 열심히했고, 다시 돌아오니 새 시즌을 시작한 느낌이다.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더 조심하고 상태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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