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12인에 한선수 포함
2010년, 2014년 대회 동메달…2018년 은메달
위기에 빠진 한국 남자 배구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선수(38·대한항공)가 나선다. 아시안게임 메달을 3개 보유하고 있는 한선수가 항저우에서 한국 배구 부활을 이끌 태세다.
임도헌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대표팀 12인 명단에 한선수를 포함시켰다.
한국 배구 최고 세터지만 불안한 무릎 상태와 세대교체 흐름 속에 대표팀에 승선하지 않았던 한선수가 다시 소환된 것이다.
한선수 없이 치른 대회에서 남자 배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지난 7월 아시아 중위권 국가들이 출전하는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준결승에서 바레인에 패해 목표였던 우승에 도달하지 못한 채 3위에 그쳤다. 이로써 6년만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복귀가 무산됐다.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을 노렸지만 6강전에서 중국에 져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도헌 감독은 한선수가 아닌 27세인 황택의에게 주장과 함께 주전 세터를 맡기며 세대교체를 선언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은 허수봉을 앞세운 힘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승리를 가져오는 노련미가 부족했다.
이에 임 감독은 한선수를 다시 부를 수밖에 없었다. 이달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더 이상 한선수 카드를 아낄 수 없었다. 임 감독은 지난 6월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의 경우 결과가 필요해 기량이 부족한 부분은 채워야 한다”며 한선수 소집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선수는 명실상부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최고 세터다. 한선수는 30대 중반을 넘겼음에도 젊은 세터들을 압도하는 토스와 경기 운영 능력으로 소속팀 대한항공을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황택의가 2020~202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한선수를 제치고 세트 부문 1위에 올랐지만 V-리그 최고 세터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한선수가 갖고 있다.
한선수는 국제대회에서도 강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권영민 현 한국전력 감독의 백업 선수로 출전해 동메달을 합작했다. 주장을 맡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동메달을 이끌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이란에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선수가 대표팀에 녹아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선수는 현 대표팀 주축인 대한항공 선수들과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주전 아웃사이드히터 정지석과 곽승석을 비롯해 아포짓스파이커 임동혁, 미들블로커 김규민과 김민재가 모두 대한항공에서 한선수가 올려준 공을 때리는 선수들이다.
불안요소는 한선수의 무릎 상태다. 한선수는 올해 봄 3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릎 부상을 안고 뛰었다. 이후 재활에 집중한 한선수는 지난달 2023 코보컵에서야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한선수는 지난 4월 남자부 정규리그 MVP로 선정된 후 국가대표 출전 의지를 표명했다. 한선수는 당시 “제가 필요하다면 언제나 (국가대표로) 뛸 의향이 있다. 제 몸이 다할 때까지”라면서도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무릎이 상당히 많이 안 좋아서. 최대한 도와주러 가고는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선수를 보강한 남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달 3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16일 결전지인 항저우로 떠날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종목에서 인도, 캄보디아와 C조에 속해 있다. 오는 20일 인도, 21일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이 시작된다. 한국 남자 배구는 아시안게임에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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