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공주백제라마톤 성황리 개최
출발 기온 22.7도 가을날씨 만끽
풀코스 준비 위한 신설 코스 인기… 이종현씨 풀코스 2번째 우승 차지
미취학 아동-초등생 1000여명… 가족과 함께 ‘5km 건강 달리기’
‘가을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2023 공주백제마라톤이 17일 충남 공주시에서 열렸다. 전날 공주 전역에 비가 내렸지만 대회 당일에는 날이 갰다. 대회 참가자 8000여 명이 공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한 오전 9시에는 기온 22.7도로 완연한 가을 날씨였다.
32.195km 코스 참가자 김점옥 씨(50)는 “오늘 바람도 불고 중간에 나무 그늘도 있기에 ‘복받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32.195km를 2시간24분57초에 완주하면서 이 코스 여자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공주백제마라톤은 10, 11월에 몰려 있는 가을 마라톤 대회에서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려는 이들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올해 32.195km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이날 32.195km 코스에는 800여 명이 참가했다.
32.195km 남자부에서 우승한 박윤수 씨(27·2시간16분00초)는 “3월 서울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뛰었다. 가을에는 ‘서브3’(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32.195km에 참가했다. 동호회에서도 LSD(Long Slow Distance·30km 이상을 천천히 달리기) 훈련을 하지만 대회 분위기가 좋아 기록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2019년 대회 우승자인 이종현 씨(31)가 2시간43분10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지나며 정상에 다시 섰다. 올해 서울마라톤에서 마스터스 5위에 올랐던 이 씨는 “다음 달에 결혼하는데 아내에게 우승하는 걸 보여주려고 열심히 뛰었다”며 “경주마라톤(10월 21일)에도 나가고 싶지만 그때가 딱 신혼여행 기간”이라며 웃었다.
역시 올해 서울마라톤에서 마스터스 여자부 5위를 했던 김하나 씨(37)도 3시간7분8초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이번 대회 여자부 풀코스 1위를 차지했다. 김 씨는 올해 ‘서울-공주-경주마라톤에서 모두 시상대에 오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씨는 “경주에서는 서브3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 공주, 경주마라톤에서 모두 완주한 참가자(5km 코스 제외)는 ‘런저니’ 기념 메달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대회 건강달리기(5km) 부문에서는 1000명이 넘는 미취학 및 초등학생이 가족과 함께 달렸다. 초등학교 4학년 김채율 군(10), 2학년 김채윤 양(8) 남매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목에 건 기념 메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머니 강진형 씨(37)는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오늘도 간식을 받은 것보다 완주한 걸 더 좋아하더라”라고 했다.
시각장애인 지상진 씨(32)는 고교 동창 방현태 씨(32)와 서로를 끈으로 연결한 채 10km를 완주했다. 황반변성으로 2019년부터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 씨는 “눈이 나빠진 뒤로는 바깥에서 뛰는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친구 덕에 간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며 뛰어 좋았다”고 했다. 마라톤도, 가이드 러너도 처음이었던 방 씨는 “친구가 더 잘 뛰어서 내가 가이드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친구가 내 페이스에 맞춰서 뛰어줬다”고 했다.
이날 최원철 공주시장, 윤구병 공주시의회 의장, 박종민 공주경찰서장,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대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시장과 윤 의장은 5km 코스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임경호 공주대 총장도 10km 코스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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