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이 항저우에서 첫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9-0 완승을 거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3일 공식 개막하지만 축구와 배구, 비치발리볼, 크리켓 등 일부 종목은 19일부터 경기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터진 정우영의 선제골을 신호탄으로 쿠웨이트 골문을 허물며 대회 첫판을 9골 차의 압승으로 장식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역대 두 번째 최다 골 차 승리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 상대였던 네팔을 11-0으로 꺾은 적이 있다. 당시 대표팀 스트라이커였던 황 감독이 혼자서 8골을 몰아 넣었다. 한국은 히로시마 대회 당시 조별리그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쿠웨이트에 두 번 모두 패해 4위에 그쳤었다.
슈투트가르트(독일)에서 뛰고 있는 정우영은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3분에도 상대 골망을 흔들면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후반 23분 홍현석과 교체됐다. 조영욱이 2골을 터뜨렸고 주장 백승호, 엄원상, 박재용, 안재준까지 6명이 골맛을 봤다. 황선홍호는 대회 첫 경기부터 많은 선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이날 경기 전까지 따라다녔던 경기력에 대한 의문 부호를 단번에 지웠다. 황 감독으로서는 파리 생제르맹 소속의 이강인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거둔 대승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강인은 20일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가 끝난 뒤 프랑스 파리에서 항저우로 향한다. 이강인은 24일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부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린 같은 조의 바레인-태국 경기에서는 두 팀이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로 비겼다. 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극장골로 패배를 면했다. 한국은 21일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아시안게임 통산 최다(5회) 우승국인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5년 만에 종합 국제대회에 참가한 북한은 이날 F조 경기에서 대만을 2-0으로 꺾었다. 전반 7분 리조국이 선제골을, 12분에 김국진이 추가 골을 넣었다. 북한은 대학생 선수 등 아마추어로 팀을 꾸린 대만을 상대로 내내 우세한 경기를 했다.
C조의 홍콩과 우즈베키스탄은 한 경기도 치르지 않고 16강에 무혈 입성하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출전을 포기해 벌어진 일이다. 1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남자 축구 조별리그 C조에 포함됐던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조 편성표에서 사라졌다. 아프가니스탄은 재정난과 선수 수급 문제로, 시리아는 대회 조직위와의 마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3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 남자 축구는 6개 조로 편성됐다. D조에만 3개국이 포함됐고 나머지 5개 조엔 네 나라씩 묶였다. 조별리그에서는 각 팀이 한 번씩 맞붙어 조 1, 2위 12개 팀과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2팀만 남은 C조에선 홍콩과 우즈베키스탄이 16강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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