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충격 탈락에 놀란 농구 추일승호 “죽기 살기로 뛸 것”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23일 16시 20분


22일 오후 중국 샤오싱 차이나 텍스타일 시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배구 12강 토너먼트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한 후 임동혁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항했지만 결과는 61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23.9.22/뉴스1 ⓒ News1
22일 오후 중국 샤오싱 차이나 텍스타일 시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배구 12강 토너먼트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한 후 임동혁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항했지만 결과는 61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23.9.22/뉴스1 ⓒ News1
먼저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를 치른 남자 배구 ‘임도헌호’의 충격적인 12강 탈락 소식은 배구와 겨울 프로스포츠를 양분하던 남자 농구에도 강한 자극제가 됐다.

23일 ‘결전의 땅’ 중국 항저우에 도착한 남자 농구 ‘추일승호’는 치욕을 당한 남자 배구를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시안게임 개회식도 치르기도 전에 한국 선수단은 ‘항저우 대참사’를 겪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22일 열린 대회 남자 배구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0-3으로 졌다.

앞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도에 2-3으로 패했던 남자 배구대표팀은 2차전에서 캄보디아를 3-0으로 잡고 기사회생, 12강 토너먼트(승자진출전)에 올랐으나 파키스탄에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던 남자 배구대표팀은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또한 남자 배구가 파키스탄과 성인 대표팀 맞대결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녀 축구와 남자 배구가 대회 초반에 시원한 승리로 한국 선수단 사기를 띄우려 했던 계획은 무산됐다. 워낙 충격이 컸던 탓에 대회를 준비하던 타 종목 선수단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남자 배구의 조기 탈락은 아프지만 꼭 필요했던 ‘매’가 됐을 수도 있다. 앞으로 경기를 치를 다른 종목 태극전사들에게 변수가 워낙 많고 절대 강자가 없는 대회라는 걸 인지시키는 동시에 경각심을 심어주게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허훈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9.23/뉴스1 ⓒ News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허훈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9.23/뉴스1 ⓒ News1

이틀 뒤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대회 첫 경기를 치르는 남자 농구대표팀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번째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맏형’ 김선형(SK)은 “아시안게임은 확실히 방심할 수 없는 대회다. 우선 예선을 1위로 통과하는 걸 목표”라고 밝혔다.

농구대표팀의 또 다른 핵심 선수인 허훈(KT) 역시 “(남자 배구의 12강 탈락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오싹해진다”며 “방심하지 않고 죽기 살기로 뛰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장의 끈을 콱 움켜잡았지만 남자 농구대표팀의 목표는 우승이다. 선수들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금메달을 따러 항저우에 왔다는 허훈은 “부상 선수들이 발생해 어수선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농구 대표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고, 껄끄러운 중국과 필리핀을 잘 상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김선형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9.23/뉴스1 ⓒ News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 김선형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9.23/뉴스1 ⓒ News1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선형은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고 했다.

김선형은 “후배들에게 큰 대회라고 해서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즐기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나만 믿으라고 했다”며 웃은 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자신감이 있다. 마음속에서 의지와 불씨가 끓어오르는데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형들로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중국의 텃세가 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후배들을 심리적으로 다독이는 것도 내 역할”이라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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