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49)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 대승에도 아쉬움을 표하면서 껄끄러운 북한과 대결을 앞두고 좋은 약이 되기를 희망했다.
정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농구 예선 C조 1차전에서 태국을 90-56으로 완파했다.
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3점슛 14개를 넣으며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강이슬(18점)과 박지수(16점), 박지현, 이해란, 이소희(이상 12점) 등 5명의 선수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 대표팀은 2점슛 성공률이 40%(51회 시도 중 21개 성공)에 그쳤고, 자유투도 절반 밖에 넣지 못했다.
경기 후 정 감독은 “오늘 경기는 태국과 전력 차가 컸기 때문에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 내용에 초점을 맞췄는데 탐탁지 않은 경기였다. 여자농구가 항상 (국제 대회) 첫 경기에서 고전하는데 그런 것이 (반복돼) 불만족스럽다”며 “만족해야 할 부분은 12명의 선수들이 전원 코트에 나갔다는 것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웠다.
이어 “슛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다. 베스트5의 선수들부터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벤치 선수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당연히 넣어야 할) 쉬운 슛까지 놓친다. 국가대표라면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자 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1974년 테헤란 대회 때 도입됐는데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4위)를 제외하고 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는 정상에 등극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은메달을 수확했다.
정선민호는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도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정 감독은 “베스트5 선수들에게만 의존해선 안 된다. 결승까지 그들이 계속 뛸 수는 없다. 벤치 멤버들이 자기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수비, 리바운드, 집중력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며 “나도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멘털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다음 상대는 5년 전 한 팀을 이뤘던 북한이다. 양 팀 선수들은 동지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됐다.
북한은 대회 첫 경기에서 대만을 91-77로 제압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2m5의 빅맨 박진아는 무려 51점을 몰아넣었다.
정 감독은 “북한이 대만을 상대로 상당히 잘한 데다 다득점까지 올렸다. 박진아도 51점을 기록했다고 하더라”며 “북한 대표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오늘 경기를 통해 전력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오늘부터 전력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선수들도 북한 팀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약체를 만난 만큼 정선민호의 첫 경기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졌다. 그러나 2차전은 남북 대결이 펼쳐지는 만큼 주목도가 훨씬 커질 수 있다.
정 감독은 “국민들이 남북 대결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며 “오늘 경기를 잘 치르지 못했지만 ‘좋은 약’이 됐으면 좋겠다. 총력을 쏟아 남북 대결을 잘 마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농구 남북 대결은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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