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 장유빈(21)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에서도 1라운드 선두로 나섰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끊긴 금메달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장유빈은 28일 중국 항저우 서호 국제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1라운드에서 버디 12개, 보기 1개로 중간합계 11언더파 61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2위 홍콩의 타이치 코(23)에 1타 차 앞섰다.
이날 중국, 인도 선수와 같은 조에 묶인 장유빈은 경기 시작부터 1~6번 홀 6홀 연속 버디를 따내며 치고 나섰다. 전반 9홀을 7언더파로 마친 장유빈은 후반 들어 11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내 14,15번 홀 연속 버디로 페이스를 되찾았다. 17번 홀(파5)에 버디에 탄력받아 경쟁자들을 제치며 리버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월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항저우 티켓을 거머쥔 장유빈은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사태로 1년 밀리면서 프로 전향까지 미뤘다. 8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 CC오픈에서 초청 선수로 출전해 프로 대회 첫 우승을 했다.
이날 경기 뒤 만난 장유빈은 “형들과 같이 단체전도 하다보니 잘치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전반부터 경기가 잘 풀려나가면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친 것이 좋은 스코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스코어에 연연하려 하지 않았다. 한 홀 한 홀 최선을 다해서 치자는 생각으로 쳤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한동해오픈 도중 장염 증상으로 기권하는 등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장유빈은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오히려 좀 쉬어가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61타는 장유빈이 공식 대회에서 기록한 베스트 기록 타이다. 5홀에서 이글 포함 6타를 줄인 적은 있어도 6홀 연속 버디는 처음. 대회장에 대해서는 코스 세팅이 어렵지 않지만 그린 프시드가 느리다고 평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 김시우(28)와의 동행도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앞서 임성재가 5월 귀국 당시 함께 식사하기도 했던 장유빈은 “밥 값 한 것 같다”며 웃고는 “(형들과) 달라보이지 않아도 다른 무언가 있다. 컨택부터 구질까지 형들과 함께 치면서 배우고 있다. 목표로 삼은 PGA투어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목표는 단체전 우승이다. 장유빈은 “개인전보다 단체전 우승을 생각하고 있는만큼 개인적인 스코어보다는 단체전을 위해 내일도 새로 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선두 장유빈에 이어 아마추어 조우영(22)이 9언더파 63타 공동 3위, 임성재와 김시우가 6언더파 66타로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 난이도가 높지 않은 만큼 남은 라운드에 따라 얼마든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단체전에서도 26언더파 190타로 선두를 지켰다. 2위 싱가포르(22언더파 194타)와 4타 차다. 그 뒤를 일본(21언더파), 태국(19언더파) 등이 잇고 있다. 남자 단체전의 경우 라운드마다 상위 3명의 스코어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여자 1라운드에선 유현조(18)가 중간합계 4언더파 68타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공동 7위를 했다. 유현조는 버디 6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이밖에 김민솔(17)이 3언더파 69타 공동 10위, 임지유(18)가 2언더파 70타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7언더파 65타를 기록한 일본의 바바 사키(18)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중국의 인뤄닝(21)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한국이 7언더파로 4위다. 공동 1위 중국, 일본(10언더파), 3위 태국(8언더파) 뒤를 쫓고 있다. 여자 단체전의 경우 라운드 마다 상위 2명의 점수를 합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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