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페이커’ 이상혁(27·T1)이 “출전은 못 했지만, 팀으로서 금메달을 따게 돼 너무도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지난 29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e스포츠 LoL 결승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세트 점수 2-0을 기록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e스포츠는 정식종목이 된 첫 대회에서 우승을 달성했지만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세계적인 ‘슈퍼스타’ 이상혁은 무대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
미드 라이너가 포지션이었던 이상혁은 조별리그 카자흐스탄과 경기에서만 한 세트를 소화했고 이후에는 ‘쵸비’ 정지훈(22·젠지)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결승전 또한 정지훈이 다른 동료들이 마무리한 것이다.
이상혁은 건강 이상으로 본게임을 뛰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이 준결승을 치룬 뒤 이상혁은 “감기와 몸살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상혁의 출전을 바랬던 팬들과 관련해 김정균 감독은 “목표는 금메달이다. (팬들의 바람과 같은) 외부적인 부분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철저하게 ‘기량’에 따라 선발을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혁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결승전에) 출전해서 우승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팀으로서는 내가 출전하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는, 그런 저력이 있다는 데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 비 선수가 굉장히 잘해서 우리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했다. 선발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증명을 잘하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가 ‘경기 전 동료들에게 어떤 말을 해줬느냐’는 질문에 이상혁은 “내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너무 잘해서 그저 응원의 말 정도만 해줬다”며 “내가 크게 기여하지 않아도 다들 잘해주는 팀원들이 있었기에 우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면서 그 첫 발자취에 금메달을 한국의 이름으로 딱 남기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3년 뒤 다음 아시안게임에 기회가 된다면 꼭 나가서 좋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상혁은 팬들이 자신을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빗대 ‘온라인 메시’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해 “그동안 이뤄놓은 업적이 조금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이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이상혁 대신 주전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정지훈은 “주전으로 나가서 못 하면, 내가 아닌 다른 미드 선수(이상혁)에게도 너무 미안한 일이라 더 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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