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4연패 도전에 적색등이 켜졌다. ‘난적’ 대만에 패했다. 상위 4개 팀만 진출하는 ‘슈퍼라운드’에 올라가도 1패를 안고 싸우게 돼 결승 진출이 불투명하다.
한국은 2일 중국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패했다. 3일 조 최하위 태국에 승리할 경우 A, B조 상위 2개 팀씩 총 4팀이 진출하는 슈퍼라운드에 오를 수 있지만 결승행은 장담하기 어렵다. 슈퍼라운드에 오르면 A조 팀과는 경기를 하지만 같은 B조 팀과는 따로 경기하지 않고 조별리그 전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 때문에 한국은 대만이 슈퍼라운드에 오르면 1패를 안은 채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결승에는 슈퍼라운드 상위 2팀이 진출한다.
전날 1차전에서 홍콩에 10-0, 8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한국은 똑같은 선발타순을 그대로 꺼내 들었다. 선발타자 9명 중 6명이 좌타자인 한국의 타순을 의식한 듯 대만은 이날 왼손투수 린위민(20)을 선발로 내세웠다.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에이 팀에서 뛰고 있는 린위민은 올 시즌 6승 5패 평균 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문동주(20)에게 선발 마운드를 맡긴 한국은 1회부터 점수를 내주며 흔들렸다. 대만 1번 타자 쩡종저(22)에게 2루타를 내준 문동주는 후속 타자를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4번 타자 린안커(26)를 넘지 못했다. 린안커에게 적시 3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4회말에는 더 상황이 나빴다. 1사 후 린안커가 3루수 노시환(23)의 실책성 플레이로 출루했고 후속 타자의 볼넷과 뜬공으로 3루를 밟은 뒤 문동주의 폭투 때 홈을 밟으며 0-2로 점수가 벌어졌다.
방망이도 답답했다. 대만 선발 린위민의 호투에 밀린 한국 타선을 추격점수를 뽑지 못했다. 2회말 2사 2, 3루를 제외하면 마땅한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2번 타자 최지훈(26)과 6번 타자 윤동희(20)가 각각 2안타를 뽑아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린위민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한국은 추격의 불씨를 살려야 할 6, 7회 오히려 삼자범퇴로 침묵했다. 한국 4번 타자 강백호(24)는 전날 4타수 무안타에 이어 이날도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불펜투수 최지민(20)이 5회말 2사 만루, 박영현(20)이 6회말 2사 2, 3루 위기에서 등판해 추가 실점을 막는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빛이 바랬다. 도리어 8회말 등판한 고우석(25)이 2사 2, 3루 위기를 자초한 뒤 린즈하오(21)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승부가 완전히 대만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9회초 추격 의지마저 스스로 꺾었다.
한국은 3일 오후 1시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2구장에서 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태국은 대만에 1-12, 홍콩에 0-8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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