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먼저 지고 내리 이겨 4-1 승
바둑, 2010년 채택됐다 바로 제외… 中이 다시 개최한 대회서 부활
광저우 2관왕 박정환, 3번째 金… 여자 단체전에서는 中에 막혀 銀
한국이 13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로 돌아온 바둑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단체전에선 은메달을 따 남녀 동반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은 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을 4-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바둑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열리지 않았다. 광저우 대회 당시 한국은 남녀 단체전과 혼성 페어에 걸려 있던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한국과 중국의 결승전은 양 팀에서 5명씩 출전해 각자 정해진 상대와 맞대결을 벌였다. 대국은 동시에 시작됐는데 가장 먼저 끝난 경기에서 한국은 패했다. 변상일 9단(26)이 리친청 9단(25)에게 295수 만에 흑 7집 반 패로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한국은 국내 랭킹 1위 신진서 9단(23)이 양딩신 9단(25)을 240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잡으면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신민준 9단(24)이 이번 대회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커제 9단(26)에게 324수 만에 흑 반집 승, 박정환 9단(30)이 미위팅 9단(27)에게 261수 만에 흑 불계승을 따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명훈 9단(26)도 자오천위 9단(24)에게 297수 만에 백 4집 반 승리를 챙겼다. 이번 대회에서 대국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졌다. 덤은 7집 반으로 중국 룰을 따랐다.
중국은 한국과의 예선 맞대결 때 나오지 않았던 리친청을 투입하는 등 변화를 줬지만 한국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중국을 4-1로 눌렀다. 9개 나라가 참가한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6전 전승을 거두면서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신진서는 이날 단체전 우승으로 개인전의 아쉬움도 풀었다. 이번 대회 2관왕에 도전했던 신진서는 지난달 28일 개인전 준결승에서 대만의 쉬하오훙 9단(22)에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신진서는 “팀원들과 다 같이 금메달 딸 수 있어 더 기쁘다. 개인전이 더 영예로울 수 있지만 단체전은 다 같이 기쁨을 함께하기 때문에 단체전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전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첫 아시안게임이었던 만큼 아쉬움과 함께 기쁨도 있다. 후련하다”고 말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2관왕(남자 단체전, 혼성 페어)을 차지했던 박정환은 자신의 세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바둑 대표팀은 이날 앞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1-2로 패했다. 양 팀 3명씩 나서 맞대결로 진행된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에이스’ 최정 9단(27)은 리허 5단(31)에게 203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먼저 점수를 내줬다. 대국 초반을 유리하게 이끌었던 김은지 7단(16)도 우이밍 5단(17)에게 275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한국은 금메달을 놓쳤다. 오유진 9단(25)이 위즈잉 7단(26)과의 치열한 승부 끝에 319수 만에 흑 1집 반 승을 거두면서 영패를 면했다.
모두 8개 나라가 출전한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예선 라운드를 5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한국은 예선에서 중국에 2-1로 이겼기 때문에 결승전 패배가 더 아쉬웠다. 결승전이 끝난 뒤 최정은 “나 때문에 져서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결승까지 오느라 굉장히 고생했는데 패하게 돼 많이 아쉽다”고 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포석이 나에게 어렵게 짜였고 초읽기에 몰리면서 실수가 많이 나와 갑자기 형세가 기울어졌다”고 했다. 여자 대표팀 막내 김은지는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 나와 좋은 경험을 했다. 다음에 또 아시안게임에 나온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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