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일본만 생각했는데…류중일호의 4연패 도전, 중국이 변수로 등장

3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김영규를 비롯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17대 0 콜드승을 거둔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10.3 뉴스1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는 류중일호의 여정에 중국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중국은 3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1라운드 A조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3승을 기록한 중국이 A조 1위로 올라섰고, 2승1패가 된 일본이 A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대다수가 일본의 승리를 예상한 것과 달리 경기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개됐다. 앞선 두 경기에서 총 24점을 뽑았던 일본은 중국의 철벽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고, 9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때렸다.

중국 선발 투수 왕샹이 5이닝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틀어막았고, 뒤에 나온 4명의 불펜도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중국이 1점만 내고도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A조 일정이 종료됨에 따라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류중일호의 대진도 확정됐다. 5일 일본과 첫 경기를 치른 뒤 6일 중국을 상대한다.

3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4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태국 수비 실책으로 홈인한 강백호가 류중일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10.3 뉴스1

국제 대회 부진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만회하려는 한국은 대만과 일본을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금메달을 노리는 대만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 포함 최정예로 팀을 꾸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도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을 내보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보니 중국도 쉽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 올해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뛴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약체인 라오스와 필리핀은 그렇다쳐도 일본까지 잡아냈다. 일본전에 나선 선수 중 절반 가량이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결코 만만하지 않다.

예상과 달리 중국이 A조 1위가 되면서 류중일호의 셈법도 달라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통과 팀끼리의 상대 전적이 슈퍼라운드에도 이어진다. 이에 따라 한국을 이긴 대만과 일본을 꺾은 중국이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치른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1패로 슈퍼라운드를 시작한다.

3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류중일 감독이 17대 0 콜드승을 거둔 후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10.3 뉴스1

한국은 결승 진출을 위해 무조건 일본과 중국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을 상대로는 대승을 거두는 게 좋다. 한국이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모두 잡더라도 중국이 대만을 꺾는다면(대만의 일본전 승리 가정) 한국, 중국, 대만이 나란히 2승1패가 돼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져야 한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의 계산 공식을 따르는데, 한국이 대만, 중국보다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중국전 대승이 필수다. 같은 조였던 대만과는 슈퍼라운드에서 다시 만나지 않는다.

그에 앞서 일단 일본과 중국을 모두 꺾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변을 일으킨 중국이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3일 열린 일본과 중국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항저우(중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