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정우영(24)의 멀티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같은 날 홍콩을 4-0으로 꺾은 일본과 7일 황룽 스포츠센터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일본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결승 상대다. 당시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난적(難敵)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2018년 우승, 2020년 4위, 2022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시안게임 출전 연령대 선수들의 국제대회 성적이 성인 대표팀보다 더 좋았다. 한국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 당시 우즈베키스탄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어렵게 이겼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C조에 속했던 우즈베키스탄은 같은 조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가 대회를 앞두고 불참을 선언해 자동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힘을 비축하고 토너먼트에 돌입한 우즈베키스탄은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1-0),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2-1)를 차례로 꺾고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우승 이후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에 올랐다.
앞선 5경기에서 무려 23골을 넣은 한국의 ‘창’은 이날도 날카로웠다. 한국은 전반 3분 공격 진영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는데, 키커로 나선 이강인(22)이 골문 방향이 아닌 중앙에 있던 홍현석(24)에게 패스를 건넸다. 홍현석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엄원상(24)에게 패스했고 이 공은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정우영에게 향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정우영이 오른발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망을 갈랐다.
우즈베키스탄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전반 26분 페널티아크 앞 프리킥 상황에서 주장 자수르베크 잘롤리디노프(21)가 왼발로 직접 슛을 때린 볼이 한국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골로 이어졌다. 미드필더 이브로힘할릴 율도셰프(22)가 개인기로 프리킥 지점까지 순식간에 돌파해 만든 기회를 우즈베키스탄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동점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한국은 12분 뒤인 전반 38분 정우영이 2-1로 앞서는 골을 넣었다. 중원에 있던 이강인이 왼쪽 측면에 있던 백승호(26)에게 긴 패스를 연결했고 백승호가 머리로 페널티지역 안쪽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다. 이 공이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들과 한국 선수들이 몸싸움을 하던 중 그대로 골문 앞까지 흘렀는데, 골문 앞에 있던 정우영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차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 7골을 넣은 정우영은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후반 30분 우즈베키스탄 미드필더 부리에프 압둘라우프(21)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안고 경기를 했다.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이 사활을 걸었지만 후반 39분 조영욱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우즈베키스탄 골대 위쪽을 강타하는 등 한국은 공격진의 에너지를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의 날을 무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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