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국내 단거리 1인자’ 김국영, 4번째 AG서 메달 恨 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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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男 400m 계주서 銅… 개인 첫 메달
19세에 31년 묵은 서말구 기록 깨… 2017년까지 100m 기록 총 5회 경신
3차례 AG에선 부진으로 노메달… “16년 국대 노하우 모두 물려줄 것”

‘이 느낌 처음이야’ 한국 남자 육상 400m 계주 대표 고승환, 이재성, 김국영, 이정태(왼쪽부터)가 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단거리 1인자’ 김국영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도전했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후배들과 개인 첫 메달을 따냈다. 
항저우=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 느낌 처음이야’ 한국 남자 육상 400m 계주 대표 고승환, 이재성, 김국영, 이정태(왼쪽부터)가 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단거리 1인자’ 김국영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도전했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후배들과 개인 첫 메달을 따냈다. 항저우=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국영(32)의 길은 늘 외로웠다. 김국영은 2010년 열아홉 나이에 100m를 10초31에 뛰면서 서말구(1956∼2015)가 1979년 세운 한국 기록(10초34)을 31년 만에 깨뜨렸다. 이후 한국 남자 100m 기록이 2017년 10초07까지 줄어드는 동안에도 김국영 혼자 한국 기록을 4번 더 세웠을 뿐이다.

그러나 김국영이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딴 순간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김국영은 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이정태(27), 이재성(22), 고승환(26)과 함께 한국 타이기록(38초74)을 세우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남자 400m 계주에서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건 1986년 서울 대회 동메달 이후 37년 만이었다.

김국영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그동안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0m에서 4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주종목인 100m에서는 같은 대회 때 8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아예 100m 국가대표로 뽑히지도 못했다. 종아리 부상으로 5월 열린 선발전 결선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재활을 거쳐 8월부터 400m 계주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국영은 아시안게임 출전이 처음이었던 후배들에게 “무조건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계주에서 마지막 4번 주자(앵커)나 코너를 도는 3번 주자를 맡아 온 김국영은 이번에도 앵커 역할을 요청받았다. 그러나 “초반부터 (순위가) 밀리면 안 된다. 내가 경험이 많으니 2번을 맡겠다”며 사양했다. 결국 김국영이 2번 주자를 맡는 대신 앵커 자리는 예선 때는 박원진(20), 결선 때는 고승환이 맡았다. 김국영은 중국 2번 주자이자 이번 대회 100m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셰전예(30)에게 뒤지지 않는 페이스로 3번 주자 이재성에게 배턴을 넘겼다.

한국 계주 대표팀이 이번과 똑같이 38초74를 기록했던 2014년 한중일 육상 대항전 때 3번 주자가 바로 김국영이었다. 김국영은 “코너를 도는 노하우와 배턴을 받는 타이밍을 (이)재성이에게 모두 알려줬다. 올해 계속 3번으로 뛴 재성이는 ‘이제 눈 감고도 코너를 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라고 했다. 김국영의 합류 이후 계주 대표팀은 올 시즌 최고 기록을 38초77까지 줄였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한국 기록에 0.01초 차로 다가선 이들은 결국 결선에서 타이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인 김국영은 “이 메달을 시작으로 한국이 아시안게임 때마다 꾸준히 육상 단거리 종목 메달을 딸 수 있기를 바란다. 2026년 아시안게임 때는 후배들이 계주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만한 능력이 되는 후배들”이라면서 “16년간 국가대표로 많은 지원을 받았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모두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영#국내 단거리 1인자#男 400m 계주#육상 단거리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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