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 역도 76㎏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역도 간판 김수현이 경기 중 북한 선수단과 있었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수현은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역도 76㎏급 경기에서 인상 105㎏, 용상 138㎏을 들어올려 합계 243㎏으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의 랴오구이팡(113㎏)과 북한의 송국향, 정춘희(이상 117㎏)는 인상에서 김수현(105㎏)을 뛰어넘는 무게를 들어올리며 1~3위를 차지했다. 올해 5월 열린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 합계 243㎏(인상 109㎏·용상 134㎏)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김수현의 이번 대회 메달 전망은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4위권 김수현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갑자기 메달 유력 후보인 랴오구이팡이 인상 도중 부상으로 중도 기권한 것이다.
결국 김수현은 용상에서 138㎏을 들어올리고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각각 북한 송국향, 정춘희가 차지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수현은 용상 시도 전 경기장 뒤편에서 있었던 일을 공개했다.
김수현은 “중국 선수가 갑자기 기권하면서 용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북한 선생님이 오셔서 ‘수현아, 너한테 지금 기회가 온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수현에게 말을 건 북한 코치는 김춘희다. 북한 역도 영웅이자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림정심을 지도하기도 했던 김춘희 코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역도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김수현은 “(김춘희) 선생님이 제가 정심 언니랑 닮았다고 평소에 ‘금심이’라고 부른다”면서 “용상 전에도 몰래 와서 ‘너 잘 될 것 같으니 정신 바짝 차려’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북한 두 선생님이 얘기를 해주시니까 정신무장이 됐고 힘이 났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김수현은 세 번째 도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입상에 성공했다. 김수현은 “여러 번 입상에 실패했지만 더 이상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웃으면서 즐겁게 하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너무 감사드린다. 특히 하늘에 계신 김경식 감독님께서도 이제는 한을 푸셨으면 좋겠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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