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요정’ 박혜정(20)이 한국 역도 선수로는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어 올렸다.
박혜정은 7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7kg 이상급(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25kg, 용상 169kg을 들어 합계 294kg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역도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건 2010년 광저우 대회 여자 75kg 이상급(당시 최중량급) 챔피언 장미란(40)이 남녀부를 통틀어 마지막이었다.
손영희(30)도 합계 283kg(인상 124kg, 용상 159kg)을 들면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은메달을 가져왔다. 한국 여자 역도 선수가 같은 체급에서 아시안게임 금·은메달을 나란히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부에서는 1990년 베이징 대회 때 110kg급 김태현(54), 전상석(53) 등 총 세 번이 있었다.
이 체급 세계기록(합계 335kg) 보유자인 리원원(23·중국)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박혜정은 우승 1순위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손영희가 인상에서 박혜정을 단 1kg 차로 추격하면서 금메달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됐다. 용상 2차 시기에서도 박혜정(160kg)보다 1kg 모자란 159kg을 든 손영희는 3차 시기에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169kg)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반면 박혜정은 3차 시기에 169kg을 들어 올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혜정은 마지막 3차 시기에 대해 “계속 몸이 떨렸다”면서도 “다음엔 170kg 이상 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영희 언니랑 집안 싸움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컸다. 서로 ‘웃으며 돌아가자’고 했는데 좋은 성적을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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