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을 이끌었던 故 박종환 감독을 떠올리며 많은 축구인들이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지난 7일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난 박종환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9시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2층 대회의실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열렸다.
영결식 자리에는 고인의 유가족을 포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협회 관계자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이끈 황선홍 감독, 제자였던 신연호 고려대 감독을 비롯한 많은 축구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영결식에서 축구인들은 세상을 떠난 고인을 추억했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당시 선수로 활약했던 신연호 감독은 “고교 3학년 때 처음 감독님을 만났고 날 청소년대표로 뽑아 주셨다”며 “항상 열정적이고 카리스마 넘쳤던 모습이 많이 떠오른다. 하지만 정도 상당히 많으신 분이었다”고 돌아봤다.
신 감독은 “멕시코 대회 당시 협회 지원이 열악해서 음식 적응에 어려움이 컸다”면서 “감독님은 직접 호텔 주방에 들어가셔서 김치찌개를 끓여 주셨다. 그것을 먹으면서 우리가 많은 힘을 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일화 시절 3연패를 선수로 함께 했던 이상윤 전 건국대 감독은 고인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일화 시절 감독님이 드래프트를 통해 날 뽑아 주셨는데 솔직히 이 팀에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며 “하지만 직접 경험했던 감독님은 정말 잔정이 많으셨다.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난 감독님의 ‘미운오리 새끼’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정말 정이 많고 축구 선수 이상윤이 현장에서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셨던 분이다. 잊지 못할 분이다. 그 동안 잘 찾아뵙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고인은) 정말 오랫동안 축구를 위해 힘써주신 분이다. 특히 멕시코 청소년대회 때 보여준 ‘벌떼 축구’는 전설이었다. 현대적으로 본다면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플레이인데, 당시 박종환 감독님은 축구계의 한 획을 그었다. 같은 축구인으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에서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내셨다”면서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벌떼 축구’라고 지금의 ‘토털 축구’였다. 지금의 우리에게 갈 길을 제시한 분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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