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쿼터 도입-사용구 교체 등
20번째 시즌 맞아 ‘굵직한 변화’
외국인 사령탑 맞대결도 볼거리
한국 배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여자 대표팀은 5위, 남자 대표팀은 7위에 그쳤다. 남녀 배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나란히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프로배구 V리그가 20번째 시즌을 맞는다. 14일 남자부 대한항공-현대캐피탈, 여자부 한국도로공사-흥국생명의 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3월 17일까지 155일간 정규시즌 일정을 이어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출범 20주년을 맞아 굵직한 변화를 시도했다. 대표적인 게 아시아쿼터 도입이다. 올 시즌부터 기존 외국인 선수 1명 이외에 추가로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가 1명 더 각 구단에 합류한다. 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내 선수들의 연봉 인상률을 억제해 보자는 것이 아시아쿼터를 도입한 취지다.
특히 여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1순위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폰푼(30)을 비롯해 현대건설의 위파위(24), 한국도로공사의 타나차(23) 등 ‘태국 국가대표 삼총사’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을 차지한 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동메달도 따냈다. KGC인삼공사에서 이름을 바꾼 정관장의 메가(24·인도네시아)는 V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히잡을 쓰고 경기를 뛰는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남자부에서는 삼성화재의 에디(24)와 OK금융그룹의 바야르사이한(25)이 주목을 받는다. 두 선수 모두 몽골 출신으로 국내 대학 무대를 거쳐 아시아쿼터로 V리그에 합류했다. 에디는 성균관대에 이어 프로 팀에서도 김상우 감독(50)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공도 바꿨다. KOVO는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한국 스타스포츠에서 만든 ‘그랜드챔피언’ 대신 일본 미카사 제품인 ‘V200W’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V200W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이다. 미카사 공은 7, 8월 열린 구미도드람컵 대회를 통해 이미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여자부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28)는 “미카사 공이 좀 더 흔들림이 심한 느낌이다. 리시브 때 공의 낙하 지점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지도자가 늘어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남자부에는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36·핀란드), 여자부에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53·이탈리아)만이 외국인 사령탑이었다. 새 시즌에는 남자부 OK금융그룹에 오기노 마사지 감독(53·일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에 조 트린지 감독(36·미국)이 합류하면서 남녀부 모두 외국인 감독이 두 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V리그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 맞대결도 열리게 된다. 22일 인천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 경기가 V리그 출범 후 첫 외국인 감독 맞대결이다. 남자부에서는 다음 달 7일 역시 인천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 경기에서 외국인 감독끼리 첫 맞대결을 벌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