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28)이 “발전한 모습도 보였지만 아쉬움도 남았던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김하성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나에게는 좋기도, 아쉽기도 한 시즌이었다. 매년 시즌 개막 전에 앞선 시즌보다 더 성장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얻은 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시즌 후반에 좋지 않은 경기력이 나온 것이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2021년 백업 내야수로 뛰며 안정된 수비 능력을 인정받은 김하성은 지난해 시즌을 통째로 날린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빈 자리를 메우며 한 단계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또 한 뼘 자랐다. 팀의 붙박이 2루수로 뛰며 수비 뿐 아니라 공격, 주루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 시즌 152경기에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을 올렸다. 도루 38개에 84득점을 거뒀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749로 준수했다. 타격의 거의 모든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수비 뿐 아니라 공격력까지 갖춘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장타를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비시즌에 타격폼을 교정하고, 훈련량도 많이 가져갔다. 보완한 부분에 대해서 성과가 있었다”며 “절반은 성공이다. 다만 제가 보완해야 될 점도 많이 나타났다. 내년이 중요한 시기라 올해 비시즌에 더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빅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도루를 한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많이 뛰는 것보다 도루 성공률을 더 중시한다. 내년에 성공률을 더 높일 것”이라고 목표를 잡았다.
여전히 탄탄한 수비를 뽐낸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골드글러브에 대한 욕심이 있냐’는 말에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도 주목을 받았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늘 전력질주하는 김하성에게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팬 분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큰 환호를 보내주시는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허슬 플레이를 많이 하는 선수로 각인되면서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독 아쉬워한 것이 시즌 막판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9월에 치른 21경기에서 타율 0.184(87타수 16안타)에 그쳤다.
8월까지 130경기에서 17홈런, 29도루를 기록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30도루 달성 기대도 부풀렸지만, 9월 이후 도루 9개를 추가한 반면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해 불발됐다.
“분명 아쉽게 생각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있어야 더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신경쓰지 않고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목표로 집중하겠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어 “시즌 후반 좋지 않았던 것은 체력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수비 포지션 변화도 많고, 도루도 많이 해서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일군 후배들에게 축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시차 때문에 경기를 다 챙겨보지 못하고, 하이라이트 정도만 봤다”면서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냈고,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이겨내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준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 나도 한국 야구를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후배들도 그런 책임감을 갖고 잘 뛰었다”고 칭찬했다.
내년에 빅리그 4년차를 맞는 김하성에게 개막전은 한층 특별한 의미로 다가갈 전망이다. 샌디에이고는 내년 3월 20~21일 서울에서 LA 다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을 펼친다.
“한국에서 MLB 정규시즌 경기를 하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무척 기대가 된다. 처음 하는 경기에 저도 나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이 와서 보고, 꿈을 키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팀 동료들에게 부탁도 많이 받았다면서 “최대한 들어줄 생각이다”며 웃어보였다.
고국으로 돌아온 김하성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훈련을 시작한다.
“일단 조금 쉴 계획이다. 이후 준비해 둔 일정에 맞춰 몸을 만들고 훈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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