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휠체어 농구 남자대표팀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광엽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아시아 최강’ 일본에 45-47로 분패했다.
2010 광저우 대회와 2014 인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고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던 한국 대표팀은 9년 만의 금메달을 노렸으나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대표팀은 예선 조별리그 B조에서 4전 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서 중국을 74-39로 완파해 결승에 올랐다.
특히 이날 결승전에서 맞붙은 일본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어 52-38로 이겼던 상대지만,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팀이라는 점에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에이스 김동현(스포츠등급 4·제주삼다수)과 조승현(스포츠등급 4·춘천타이거즈)을 비롯해 공대영(스포츠등급 1·제주삼다수), 곽준성(스포츠등급 1·코웨이블루휠스), 김상열(스포츠등급 4·춘천타이거즈)이 선발로 나선 한국 대표팀은 1쿼터 초반 일본의 끈끈한 수비에 공격 루트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일본이 킬패스로 골밑 득점을 이어 나가자 2-6으로 뒤진 상황에서 고광엽 감독은 타임아웃을 부른 뒤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후 한국은 조승현의 3점이 터지고 김동현이 꾸준히 리바운드를 따내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김민성(스포츠등급 1.5·춘천타이거즈)의 골밑 돌파에 이은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1쿼터를 13-12로 앞선 채 2쿼터에 들어선 한국은 격차를 더욱 벌렸다.
한국은 김동현의 골밑 득점과 임동주(스포츠등급 2·코웨이블루휠스)의 미들 슛, 조승현의 연속 득점을 묶어 6점 차까지 달아났고, 2쿼터 종료 버저와 동시에 김민성의 손을 떠난 공이 그대로 림을 갈라 27-19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3쿼터 한국은 일본의 거센 반격에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의 슛이 계속 림을 외면하는 동안 일본은 꾸준히 득점했고, 11점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잠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승현의 미들 슛으로 다시 리드를 되찾았고, 조승현의 스틸에 이은 김동현의 득점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38-35로 앞선 채 들어선 마지막 쿼터에서 일본은 끈질긴 체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수비를 펼치는 한편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두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은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긴 시점에 조승현의 골밑 돌파에 이은 득점으로 처음으로 4쿼터 득점을 올렸지만 승부의 추는 일본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 갔다.
경기 종료 2분 28초 전에는 아키타 게이에게 득점을 허용해 42-45로 점수 차가 벌어졌으나 1분 29초 전 임동주의 극적인 3점으로 균형을 맞추고 금메달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곧바로 일본의 마루야마 고키에게 득점을 허용했고, 남은 1분 동안 일본의 거미줄 수비에 막혀 추가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한 한국은 45-47로 석패했다.
한국은 이날 조승현이 18점, 김민성이 14점을 넣었고 김동현은 11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경기 후 고 감독은 “선수들은 진짜 잘했다. 벤치에서 작전 시간을 거는 타이밍이나 선수 기용 면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며 “일본은 공격보다 수비가 좋은 팀이다. 일본이 (이날 보여준) 압박 수비를 최근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이 수비를 깰 수 있도록 빠른 선수도 발굴하고 전술도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승현은 “결승에 오기까지 많은 경기를 거치면서 한국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일본을 상대로 체력에서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우승하며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금메달 이후 국내 휠체어농구 리그가 생기고, 실업팀도 생기면서 젊은 선수들이 늘었다”며 “그 결과가 이번 대회에서 나타났다. 꾸준히 가면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광엽호의 다음 목표는 2024 파리 패럴림픽 진출권 획득이다. 내년 1월 패럴림픽 쿼터 대회에서 진출권 두 자리를 두고 아시아 팀들과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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