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8번’ 배정대 투런포-고영표 완벽투…벼랑 끝 KT 기사회생[어제의 플레이오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3일 06시 00분


KT 8번 타자 배정대가 2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 선제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창원=뉴스1
KT 8번 타자 배정대가 2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 선제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창원=뉴스1
벼랑 끝에 몰렸던 KT가 2연패 뒤 첫 승을 거두고 기사회생했다.

정규시즌 2위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선발 투수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배정대의 결승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반면 올해 포스트시즌(PS) 6연승 중이던 NC는 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한국시리즈(KS)부터 이어오던 역대 PS 최장 연승 타이기록도 ‘9’에서 멈춰 섰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선취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선 1, 2차전에서 점수를 먼저 내주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 이 감독은 “박영현과 김재윤 등이 버티는 불펜 싸움은 자신 있다. 우리 타선도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오늘은 리드를 안고 경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제 홈런을 쏘아 올린 KT 배정대가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창원=뉴시스
선제 홈런을 쏘아 올린 KT 배정대가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창원=뉴시스
이 감독의 말을 현실로 만들어준 건 8번 타자 배정대였다. 배정대는 0-0 동점이던 2회초 1사 1루에서 NC 선발 투수 태너의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선제 2점 홈런을 때렸다. 지난달 30일 안방인 수원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9회말 추격의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던 배정대는 이번 시리즈에서 2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배정대는 지난달 31일 2차전에서도 9회말 고의사구를 얻어내는 등 ‘공포의 8번 타자’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KT는 2-0으로 앞선 7회초 선두 타자 문상철이 NC의 두 번째 투수 김영규를 상대로 추격의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번 PS 들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김영규는 불의의 홈런으로 첫 실점을 했다.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2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창원=뉴스1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2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창원=뉴스1
KT 투수 고영표가 첫아들 고차민 군을 목말 태우는 모습. 고영표는 아들의 첫돌인 2일 경기에서 데일리 MVP로 뽑혔다. 사진 출처 고차민 군 소셜미디어(SNS)
KT 투수 고영표가 첫아들 고차민 군을 목말 태우는 모습. 고영표는 아들의 첫돌인 2일 경기에서 데일리 MVP로 뽑혔다. 사진 출처 고차민 군 소셜미디어(SNS)
마운드에서는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호투가 빛났다. 마침 이날이 첫 생일이었던 첫째 아들 고차민 군의 돌잔치를 미루고 선발 등판한 고영표는 6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정규시즌에서 12승 8패 평균자책점 2.78, 그리고 21차례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를 기록했던 고영표는 이날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경기 전 “꼭 승리해 아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던 고영표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KT는 선발 고영표에 이어 7회 손동현, 8회 박영현, 9회 김재윤이 각각 1이닝씩을 책임지며 영봉승을 완성했다.

포스트시즌 연승 행진이 끊긴 NC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벗어나고 있다. 창원=뉴스1
포스트시즌 연승 행진이 끊긴 NC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벗어나고 있다. 창원=뉴스1
양 팀은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PO 4차전을 치른다. KT는 지난달 30일 1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쿠에바스를 선발 예고했다. 쿠에바스는 1차전에서는 3이닝 6피안타 7실점(4자책)하며 조기 강판됐다. 투구도 좋지 않았지만 야수 실책까지 겹쳐 정규시즌에서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NC 선발은 오른손 투수 송명기다. 정규시즌에서 4승 9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던 송명기는 지난달 23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1차전 선발로 나갔던 에이스 페디는 3일 휴식 후 등판이 어렵다. 송명기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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