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제패하며 드디어 우승의 한(恨)을 풀었다.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쏠 KBO KS 5차전에서 KT 위즈를 6-2로 꺾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LG는 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지만, 2~5차전을 내리 이겨 우승을 확정했다.
LG가 KS 정상에 오른 것은 1994년 이후 29년 만이다. 정규시즌 1위 역시 1994년 이후 처음이었던 LG는 29년 만에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990년, 1994년에 이어 통산 3번째 통합 우승이다. 이후 LG는 정규시즌 1위에 오르지 못했고, 1997~1998년, 2002년 KS에 진출했으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도 사령탑으로는 처음 KS 우승을 맛봤다.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2019~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을 지낸 염 감독은 2014년 넥센을 이끌고 KS에 나섰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2018년에는 SK 단장으로 KS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정규시즌 2위로 직행한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NC 다이노스에 2패 뒤 3승을 거두고 KS에 나선 KT는 1차전을 잡으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체력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한채 4연패를 당했다. 2021년 통합 우승 이후 2년 만에 KS 제패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에 선발 중책을 맡은 케이시 켈리는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KS 1차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던 켈리는 올해 가을야구 마지막 경기에서 첫 KS 승리를 품에 안았다.
2019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021년 준PO, 2022년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 투수가 됐던 켈리는 개인 통산 4개 시리즈에서 모두 승리를 경험했다.
LG 타선에서는 2번 타자 박해민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해민은 4회 수비 때 2사 1, 2루의 위기에서 김민혁의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기도 했다.
3번 타자 김현수는 3타점을 올리며 타선에 힘을 더했고, 8번 타자 문성주가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하위타선의 핵 역할을 했다.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4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흔들리면서 벼랑 끝에 몰린 KT를 구해내지 못했다.
LG는 3회 ‘0’의 균형을 깼다.
3회말 문성주의 안타와 신민재의 볼넷,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박해민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박해민이 도루로 3루까지 나아갔고, 김현수의 내야 땅볼 때 KT 1루수 박병호가 포구 실책을 범해 홈을 밟았다. 박병호가 김현수의 타구를 잡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타구는 미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끌려가던 KT는 5회 1점을 따라붙었다.
5회초 배정대, 김상수의 연속 안타로 일군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의 3루 땅볼 때 1루 주자가 아웃됐고, 박병호가 삼진을 당해 2사 1, 3루가 됐다. 이어 장성우 타석 때 켈리의 폭투가 나오면서 3루 주자 배정대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박해민의 도루로 무사 2, 3루가 이어졌고, 김현수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LG의 5-1 리드를 이끌었다.
LG는 6회말 문보경의 2루타와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일군 1사 3루에서 문성주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더 달아났다.
KT는 7회초 1점을 따라붙었다. 우전 안타로 출루한 선두타자 조용호가 배정대, 김상수의 진루타로 3루까지 나아간 후 상대 구원 유영찬의 폭투로 득점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LG는 7회 2사 1루 상황에 등판한 함덕주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리드를 지켰다.
9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박경수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조용호를 삼진으로 잡은 고우석은 배정대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2루수 신민재가 타구를 잡는 순간 LG 선수단은 모두 마운드로 몰려나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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