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LG 쪽으로 완전히 끌어오는 한 방이었다. 8-7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LG는 기세를 잔뜩 끌어올렸고, 4, 5차전을 내리 이기며 우승을 확정했다.
오지환은 KS 4차전에서는 6-1로 앞선 7회 1사 1, 3루에서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오지환은 지난 1월 LG와 비(非) 프리에이전트(FA) 다년 계약으로 6년, 최대 124억원에 사인했다.
이번 시즌 캡틴으로서 팀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한 오지환은 KS에서는 뜨거운 방망이로 존재감을 한껏 뽐냈다.
FA 신분이 아닌 선수와 첫 다년 계약을 한 LG도 투자의 뿌듯함을 느꼈다.
오지환 개인적으로도 14년간 쌓아온 우승의 한을 시원하게 풀어냈다.
경기 후 오지환은 “팬들이 정말 오래 기다리셨다. 기쁘고, 많이 울컥한다. 팀 선배들도 많이 생각난다”며 “염경엽 감독님 말씀처럼 올해 우승이 시작점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롤렉스 시계는 잠실구장에서 취재진에게만 공개됐다. 수여는 통합 우승 기념행사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오지환은 “아직 롤렉스 시계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고민이 많다”며 “MVP에게 주는 것이라고 해서 받기는 하겠지만, 차고 다니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구본무 회장님 유품이나 마찬가지라서 구광모 현 회장님께 드리고 더 좋은 선물을 받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롤렉스 시계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 조금 더 요즘 시대에 맞는 시계를 받고 싶다”며 웃었다.
시리즈를 앞두고 “롤렉스 시계를 받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던 오지환은 “중압감이 없기에 할 수 있었던 말이었다. 주장을 해봤던 (박)해민이 형, 현수 형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셔서 중압감이 크지 않았다”며 “그래서 찬스를 어떻게 살릴까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맹타 비결에 대해서는 “KT 불펜, 선발 투수가 모두 직구가 강점이고, 불펜에 왼손 투수가 없어 부담감이 없었다. 불펜 투수 주권을 제외하고는 직구를 노렸다”며 “시리즈 전에 (김)현수 형이 ‘좋은 선택을 하자’고 했고, 직구를 어이없이 흘려보내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공격적으로 한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LG는 최근 가을야구 무대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밀려 KS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달랐다. 오랫동안 휴식을 취한 여파로 1차전에서는 승리를 내줬으나 2차전부터는 정규시즌 1위 팀 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오지환은 “올해 적극적인 모습이 많았다. 여러 시도를 많이 해보면서 선수들이 도전적으로 바뀌었다. (문)성주, (신)민재 등 어린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며 “어린 선수들도, 베테랑 선수들도 도전적인 시즌을 보냈다. 신구조화가 좋았다. 모두가 긴장하지 않고 재미있게 했고, 실수해도 포기하지 말자고 독려했다”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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