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프로야구 정규리그 시상식… 투수 3관왕, 역대 4명 달성 진기록
외국인 8번째-NC 선수 2번째 MVP… 美 돌아갔다 시상식 참석 위해 귀국
문동주, 17년 만의 ‘한화 신인왕’… “페디가 ‘내년엔 네가 MVP’ 덕담”
프로야구 NC는 ‘에릭’이라는 이름을 쓰는 외국인 선수와 인연이 깊다. 에릭 테임즈(37)가 2015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에릭 해커(40)도 같은 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에릭 페디(30)는 올해 두 부문 모두 수상자로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다. MVP 트로피는 이미 손에 넣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규시즌 시상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 기자단 투표 결과 페디는 총 111표 중 102표(91.9%)를 받아 MVP로 뽑혔다. NC 선수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건 2015년 테임즈에 이어 페디가 2번째다. 외국인 선수 전체로는 8번째 MVP 수상이다.
페디는 “운이 좋게도 2020년 테임즈와 같은 팀(워싱턴)에서 뛰었다. 테임즈가 내게 한국 프로야구를 소개하며 ‘매우 수준 높은 리그’라고 말했다. 수준 높은 리그에서 MVP를 받은 경험이 앞으로 내게 계속 자신감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페디는 NC가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자 8일 미국으로 떠났다가 26일 입국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페디는 올 시즌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페디를 포함해 한국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4명만 남긴 기록이다. 페디는 여기에 올해 만들어진 수비상까지 총 5개 트로피를 받았다. 또 MVP 상금 1000만 원을 비롯해 개인 타이틀 각 300만 원, 수비상 200만 원 등 상금도 총 2100만 원을 챙겼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에서 제5 선발로 뛰었던 페디는 “NC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야구가 두렵다는 생각까지 했다. 한국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동료들 덕분에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 어떤 팀에서 뛰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NC 선수들은 내게 영원히 형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은 프로 2년 차 투수 문동주(20·한화)에게 돌아갔다. 문동주는 기자단 투표에서 111표 중 85표(76.6%)를 받아 윤영철(19·KIA·15표)을 제쳤다. 한화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건 2006년 류현진(36) 이후 17년 만이다.
문동주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때 1차 지명을 받아 한화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에는 28과 3분의 2이닝만 던졌기 때문에 올해도 신인상 후보 자격 요건(30이닝 미만 투구)을 유지하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11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95개를 기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결승전 선발 투수를 맡아 금메달 수확에 앞장섰던 문동주는 “한화에 입단하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신인상이 목표’라고 말했다. 두 목표를 모두 이뤄 신기하다”면서 “(주전 포수) 최재훈 선배(34)가 ‘내년에 15승 가자’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셨다. 최 선배와 함께 15승을 향해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념 촬영을 할 때 페디가 ‘내년에는 네가 MVP에 오를 것’이라고 덕담을 해주더라”면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게 내 목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신인상 약속을 지켰으니 언젠가 MVP 등극 약속도 꼭 지키겠다”며 웃었다. 류현진이 2006년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뒤로 아직까지 한화 선수가 MVP를 받은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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