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리그 대상 시상식
金, 리그 입성 2년만에 최고의 별로… “아시안컵-AFC챔스 우승하고 싶어”
홍명보, 2년 연속 감독상 영예… 정호연은 영플레이어상 수상
“홍 감독이 다녀간 뒤로 영권이가 눈빛부터 달라지더라.”
김영권(33·울산)의 전주공고 시절 은사인 강원길 감독의 말이다. 강 감독은 선수 시절 홍명보 울산 감독과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 인연으로 김영권이 3학년이던 2008년 홍 감독을 학교로 초대했다. 강 감독은 “김영권은 늘 ‘나는 왜 선발이 아닐까’ 하고 움츠려 있었는데 홍 감독 강연을 들은 뒤로 국가대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로부터 15년이 지난 4일 김영권과 홍 감독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이제 국가대표 수비수로 A매치(국가대항전) 센추리클럽(100경기 이상 출전) 회원(103경기)이 된 김영권은 K리그에서 뛴 지 2년 만에 K리그1(1부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홍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독상을 받았다.
김영권은 이날 공개된 MVP 투표 결과 감독 투표 12표 중 6표, 주장 12표 중 4표, 미디어 115표 중 55표를 받았다.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 결과를 합산한 환산 점수 44.13점으로 제카(26·포항·41.76점)를 따돌렸다. 울산은 지난해 이청용(35)에 이어 2년 연속으로 MVP를 배출했다.
2010년 일본 J리그 FC도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영권은 이후 해외에서만 뛰다 지난해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 17년 만의 팀 우승을 이끌며 베스트 11을 수상했고 올해는 베스트 11과 함께 MVP로도 이름을 올렸다. 김영권은 이번 시즌 리그 전체 3위이자 팀 내 최다인 2268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K리그 데뷔골도 기록했다.
김영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해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울산에서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권은 “팬들에게 ‘김영권은 대표팀에 진심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선전을 다짐했다.
홍 감독은 동료 감독들로부터 12표 중 9표를 받는 등 환산 점수 45.02점을 받아 이정효 광주 감독(25.52점)을 제치고 2년 연속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2년 연속으로 감독상을 받은 건 2017, 2018년 수상자인 최강희 당시 전북 감독 이후 5년 만이다. 홍 감독은 “감독은 외로운 직업이다. 부담이 있고 압박받는 자리지만 미래를 꿈꾸고 있는 지도자들과 감독상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권 이외에도 골키퍼 조현우(32), 수비수 설영우(25), 미드필더 엄원상(24), 공격수 주민규(33) 등 울산 선수 총 5명이 베스트 11에 뽑혀 이날 시상대에 올랐다. 조현우는 대구 시절이던 2017년부터 7년 연속으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은 정호연(23·광주)이 차지했다. 정호연은 올 시즌 34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2(2부 리그) MVP는 발디비아(29·전남), 감독상은 고정운 감독(57·김포), 영플레이어상은 안재준(22·부천)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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