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다승왕 욘 람(29·스페인)이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로 이적한다. 소문으로만 돌던 람의 LIV 이적설이 현실이 되자 PGA투어는 충격에 빠졌다.
람은 8일 미국 폭스TV와의 인터뷰를 통해 “LIV 골프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LIV 골프 마야코바 대회부터 출전할 예정이다. 올해 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포함해 4차례 우승한 람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함께 PGA투어를 대표해 온 스타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미국), 매킬로이 등과 PGA투어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 5명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람은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왔다. LIV 골프가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을 데려갈 때 그는 “돈 때문에 골프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4라운드 72홀 대회인 PGA투어와 달리 LIV 골프가 3라운드 54홀 대회를 치르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이랬던 람이 “LIV에 합류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적 사실을 알리자 PGA투어는 충격과 배신감에 빠졌다.
람은 ‘오일머니’ 공세에 결국 생각을 바꿨다. 람은 “LIV 골프의 성장과 혁신에 관심이 많았다. 누가 들어도 솔깃할 금액을 제시해 계약하게 됐다”고 했다. 현지 매체마다 추산액에 차이가 있지만 람은 적어도 3억 달러(약 3925억 원), 많게는 최대 6억 달러(약 7850억 원)의 계약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컬슨이 LIV 골프로 옮기면서 받은 2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존슨과 디섐보는 각각 1억5000만 달러를 받았다.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한 람은 올해까지 메이저대회 우승 2차례를 포함해 통산 11승을 거뒀고 누적 상금은 5155만 달러(약 674억 원)를 기록했다. 람은 LIV 골프 이적으로 그동안 벌어들인 총상금의 최대 11배가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됐다.
람의 이적은 PGA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는 통합하기로 올해 6월 합의했다. 앞으로 통합 관련 논의 과정에서 LIV 골프 측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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