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 유망주 김현겸(17·한광고)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이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김현겸은 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총점 223.61점으로 나카타 리오(15·일본·227.77점)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에는 차준환(22·고려대)이 2016년 대회를 3위로 마친 게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고 성적이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한 시즌 7차례 그랑프리 시리즈 성적을 추려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김현겸은 2차 대회에서 준우승, 5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따냈다.
김현겸은 7일 쇼트프로그램에서 77.01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새로 쓰면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카타는 김현겸에게 9.3점 뒤진 67.71점으로 4위였다. 그러나 9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김현겸(146.60점)이 나카타(160.06점)보다 13.46점을 낮게 받으면서 2위로 밀렸다. 김현겸은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때부터 넘어지는 등 점프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긴 반면 나카타는 클린 연기를 펼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김현겸은 “긴장을 많이 해서 몇몇 실수가 나왔다. 이번 대회에선 만족하지 못했지만 다음 대회에선 긴장하지 않고 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겸은 이번 은메달로 전날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신지아(15·영동중)와 동반 메달 사냥에도 성공했다. 한국 남녀 싱글 선수가 이 대회 시상대에 나란히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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