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MLB) 명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를 누빈다.
MLB닷컴, 뉴욕포스트 등 미국 복수 매체는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로써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이정후는 류현진(한화 이글스→LA 다저스), 강정호(넥센 히어로즈→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넥센→미네소타 트윈스), 김광현(SK 와이번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하성(키움→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 빅리그에 직행한 6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놀라운 건 계약 규모다. 이정후는 계약 기간 6년에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부터 총액까지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당연히 평균 연봉도 1위다.
샌프란시스코는 MLB 서부지구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다.
1883년 창단된 유서깊은 팀으로, 내셔널리그 23회 우승 및 8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 구단 타이틀을 얻었다. 윌리 메이스, 윌 클락, 배리 본즈, 버스터 포지 등 많은 슈퍼스타들이 샌프란시스코를 거쳐갔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현재 KT 위즈 주전 3루수로 뛰고 있는 황재균이 2017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당시 황재균은 빅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154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뒤 KBO리그로 돌아왔다. 이외에도 송승준, 이학주, 김선우, 김병현 등이 샌프란시스코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이 이끌던 2010년과 2012년, 그리고 2014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2010년대 초반 황금기를 구가하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2022년 81승81패로 서부지구 3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샌프란시스코는 올해는 79승83패(지구 4위)로 성적이 더 떨어졌다. 팀 평균자책점은 11위(4.02)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팀 타율 28위(0.235), OPS(출루율+장타율) 26위(0.695)에 그치는 등 타선이 너무 약했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별 소득이 없었던 샌프란시스코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를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에 내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통 큰 베팅을 하며 대형 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올해 정규시즌 도중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스카이돔을 찾을 정도로 이정후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 등과 경쟁 끝에 이정후를 품는 데 성공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사령탑은 밥 멜빈 감독이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지휘봉을 잡았던 멜빈 감독은 김하성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에 주목,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정상급 내야수로 성장시켰다. 이제 샌프란시스코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한국인 선수 이정후와 인연을 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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