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에 당부의 말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와 입단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는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아시아 야수 중 최고 규모인 6년 1억1300만달러(약 1462억원) 잭팟을 터뜨린 이정후는 미국 현지에서 계약 마무리 및 입단 기자회견 등 일정을 마치고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이정후를 향한 현지의 기대치는 높다. 내년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리드오프 및 중견수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기본이고 2024시즌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는 올(ALL) MLB팀에 선정될 것이라는 기분좋은 예상도 나왔다. 아직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에 데뷔도 하지 않은 선수임을 고려하면 연일 쏟아지는 호평은 이례적이다.
당사자인 이정후는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보다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명문 구단에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게 돼 기쁘다. 부담 대신 기대가 크다. 내게 좋은 계약을 안겨준 만큼 성적으로 구단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로 친정팀 키움도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해외 진출을 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로부터 이적료 명목의 포스팅 비용을 챙기게 된다.
한미 선수협정에 따르면 계약팀은 총액 5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계약일 경우 2500만 달러의 20%에 2500만 달러 초과분의 17.5%, 5000만 달러 초과분의 15%를 모두 더해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이정후의 경우 이 계산법을 적용하면 1882만5000달러(약 247억원)의 포스팅 비용이 산출된다. 올해 선수단 연봉이 64억원(외국인, 신인 선수 제외)이었던 키움은 이정후 이적으로 한 해 선수단 연봉의 4배에 가까운 금액을 한꺼번에 벌어들였다. 향후 몇 년간 선수단 운용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정후는 자신이 벌어다 준 포스팅 비용이 선수단을 위해 쓰여지길 바랐다.
그는 “키움도 좋지 않을까 싶다”면서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김혜성 등 한국에 나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목표를 크게 잡고 더 열심히 하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기회가 올 수 있다. 나는 (김)하성이형 덕분에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잘 해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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