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안양 정관장이 최근 12경기에서 1승11패로 참담한 성적을 내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탓에 온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수비까지 쉽게 뚫리면서 고전하는 중이다
정관장은 지난 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창원 LG에 75-94로 크게 졌다.
경기 초반에는 LG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정관장은 2쿼터 막판 수비에 허점이 생기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김상식 감독은 “상대에 너무 많은 실점을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정관장은 18일 대구한국가스공사전부터 4경기에서 평균 100.5점을 내주는 등 수비가 흔들려 모두 패했다.
정관장의 부진은 일시적이지 않다. 지난 11월24일 수원 KT전 이후 치른 12경기에서 1승1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승리도 최악의 부진에 빠진 꼴찌 서울 삼성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선두 원주 DB에 3.5경기 차 뒤진 2위에 올라 있던 정관장은 7연패와 4연패를 당하며 곤두박질 쳤다. 6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승차가 1경기라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그 희망마저 사라질 수 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양희종의 은퇴, 변준형의 군입대, 오세근(서울 SK)과 문성곤(KT)의 이적 등 주축 선수의 이탈로 전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우승의 주역인 오마리 스펠맨도 체중 관리 실패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판도를 흔들었지만, 정관장은 부상자가 쏟아지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렌즈 아반도와 배병준, 정효근, 최성원이 돌아가며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고 대릴 먼로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던 센터 김경원도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분 파열로 빠졌다.
부상으로 울상인 정관장은 LG전에서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스펠맨의 방출로 새롭게 합류한 로버트 카터가 4쿼터 4분44초를 남기고 점프슛을 쏜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의 발등 위로 떨어져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3경기에서 평균 24.3점 8.3리바운드 2.3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카터까지 부상으로 쓰러질 경우 정관장으로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발목을 다친 카터는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는데, 김 감독은 “선수는 뛰고 싶어 했지만 다음 경기를 대비해 투입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악은 피했으나 정관장 앞에 산 너머 산이 놓여 있다.
정관장은 28일 고양 소노, 30일 서울 SK, 31일 DB를 차례로 상대하는데 어느 한 경기도 쉽지 않다. 8연패 늪에 빠진 소노와 경기마저 내줄 경우 연패가 더 길어질 수 있다. 3위 SK는 6연승, 1위 DB는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이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정관장으로선 1~2일 간격으로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것도 벅차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계속 힘든 상황이 될 것 같은데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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