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PGA 시즌 첫 대회서 ‘첫 티샷’ 날린 모리카와 인터뷰
‘화재 피해 돕자’ 빨간리본 모자 써… 버디-이글 잡을 때마다 복구기금
“마우이는 항상 내 가슴에 있을 것… 안병훈 드라이브 기술 갖고싶어”
“여기가 마우이라는 점에서 내게 더 의미가 컸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 리조트에서 9일 만난 콜린 모리카와(27·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4년 첫 대회인 ‘더 센트리’에서 시즌 개막을 알리는 티샷을 날린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마우이섬은 모리카와의 친가가 있는 곳이다. 모리카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마우이섬에 있는 라하이나에서 나고 자라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다. 하와이 왕국 시절 수도였던 라하이나는 지난해 마우이섬 산불 때 인명 피해만 100여 명에 달했다. 지역 재건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PGA투어 사무국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모리카와에게 시즌 첫 번째 티샷을 날릴 기회를 줬다.
산불 피해자를 위로하는 뜻을 담은 빨간 리본이 달린 모자를 쓰고 인터뷰에 응한 모리카와는 “마우이섬은 내게 ‘상징’과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대회를 치를 때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크다. 그래서 마우이섬에서 시즌 첫 티샷을 날릴 기회를 얻은 게 더더욱 큰 영광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버디(2000달러)와 이글(4000달러)을 잡을 때마다 복구 기금을 적립한 모리카와는 임성재(26) 등과 대회를 공동 5위로 마친 뒤에는 인스타그램에 “라하이나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모리카와는 “마우이섬에서 시즌 첫 티샷을 날린 이 영광이 시즌을 치르는 데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이번 시즌 목표는 최소 3승 이상”이라고 말했다. 2019년 PGA투어에 데뷔한 모리카와는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통산 6승을 올렸다. 2021∼2022시즌을 제외하고는 시즌마다 최소 1승 이상을 거뒀지만 아직 한 시즌에 3승을 기록한 적은 없다.
모리카와는 “항상 ‘내가 이 세상에서 최고’라는 믿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훈련했다. 그 훈련이 다시 내가 1등이 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해준다”면서 “나는 모든 걸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렇게 아이언샷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었다. 아이언샷을 통해 타수를 줄여 나가는 게 우승 비결”이라고 말했다. 모리카와는 지난 시즌 그린 적중률은 71%로 PGA투어 선수 중 7위를 기록했다. 또 웨지샷으로 홀과 평균 10.3m 거리에 공을 떨어뜨렸는데 이는 이 부문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반면 지난 시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96야드(약 271m)로 134위에 그쳤다. 모리카와는 “드라이브 비거리가 몇 야드 더 나온다고 성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가질 수만 있다면 안병훈(33)의 드라이브 기술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지난 시즌 PGA투어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8위(316야드)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를 꼽았다. 모리카와는 “임성재는 미스 샷이 거의 없다. 임성재가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흥미로울 때가 많다”며 “임성재의 흔들림 없는 퍼팅 실력이 부럽다”고 했다. 모리카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등에서 임성재와 함께 라운딩한 경험이 있다.
모리카와는 LIV골프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PGA투어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경쟁하는 곳이다. 또 전 세계 곳곳의 환상적인 코스 등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는 세계 최고의 투어”라며 “이곳보다 더 나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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