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령탑이 된 수원삼성의 염기훈 감독이 올해 꼭 1부리그(K리그1) 승격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염기훈 감독은 11일 경기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계획한 것보다 빨리 사령탑이 됐는데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을 느낀다. 오직 1부리그 승격만 생각한다. 내 축구인생의 모든 걸 걸었다”고 밝혔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수원은 지난해 두 차례 감독을 교체하는 등 내홍을 겪은 끝에 K리그1 최하위에 그쳤다.
염기훈 감독은 감독대행으로 마지막 7경기에서 3승2무2패로 선전했으나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했다. 특히 강원FC와 최종전에서 승리했다면 승강 플레이오프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나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0-0으로 비겨 고개를 숙였다.
1부리그 승격을 노리는 수원은 염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 힘을 실어줬다. 수원은 염 감독 선임 배경에 대해 “당면 문제 해결과 팀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뛴 염 감독은 누구보다 수원이라는 팀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도자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수원 팬들은 ‘검증되지 않은’ 염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되자 불만과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염 감독은 “수원 사령탑은 (초보 사령탑에게) 위험한 자리로, (취임 후 성적에 따라) 내 축구인생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아내도 강하게 반대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면서 바뀌는 걸 봤고, 이 선수들과 뭔가 할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 또한 내가 사랑하는 수원이라는 팀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부분만 보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결과로 답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감독 염기훈에 대해 걱정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나를 응원해주셨던 팬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 반면 지도자 생활은 매우 짧다. 경험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감독으로서)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할 준비가 돼 있다. 잘못되면 스스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없지만 앞으로 증명하겠다. 자신 있으니 시즌이 끝난 뒤에 평가해 달라”고 덧붙였다.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선수단에게 규율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그는 “선수 생활 때는 잘 웃고 순한 편이었지만, 감독이 된 지금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난 규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며 “프로선수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작은 규율부터 지켜나가야 서로 믿음이 생겨 하나의 팀이 될 수 있다. 선수단에도 규율을 지키지 않는 선수는 절대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시즌의 경우 K리그2는 최대 3개 팀이 K리그1 승격 기회가 주어졌다. 1위 팀이 1부리그로 자동 승격하고, 2위 팀과 플레이오프 승리 팀이 각각 1부리그 11위, 10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얼핏 쉽게 승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1부리그로 올라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K리그2는 팀 간 전력 차가 크지 않아 매년 혼전이 펼쳐졌다. 게다가 승강 플레이오프 기회를 잡는다고 해도 K리그1 팀을 넘기도 벅찼다. 2023시즌 1부리그 승격에 성공한 팀도 자동 승격한 김천 상무, 한 팀뿐이었다.
이에 염 감독은 “올 시즌 미드필드를 활용한 역동적 축구를 펼칠 것”이라며 “2부리그를 가리켜 전쟁이라고 하는데 1부리그 역시 전쟁터였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1부리그 승격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