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면서 적잖은 비난을 받고 있다. 분명 좋지 않은 흐름이지만 아직 조별리그 단계다. 한국은 6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떠올리며 다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3 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0일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힘겹게 2-2로 비기며 1승1무(승점 4?골득실 2)로 요르단(승점 4?골득실 4)에 뒤져 조 2위에 머물러 있다.
무난하게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이라 생각됐던 한국의 조별리그 순위는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선 2경기 내용은, 패하진 않았지만 실망스러웠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는 3-1로 이겼지만 전반 45분 동안 고전했다.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한 뒤 상대의 자책골로 겨우 패배에서 벗어났다.
조별리그에서 주춤하고 있는 ‘클린스만호’ 입장에서는 반전이 필요한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좋은 교재로 삼을 수 있다.
당시 한국은 바레인,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과 한 조에 편성되면서 무난하게 16강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충격적인 1-2 패배를 기록했다. 이어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힘겹게 1-0으로 이겼다. 2승1패를 마크한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승자승 원칙에 밀려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예상 밖의 패배였으나 한국은 예방 주사로 삼았고, 빠르게 전열을 정비한 뒤 토너먼트에서 더 이상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일본 등 까다로운 팀들과 연속으로 펼쳐진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주전 수비수로 활약, 우승에 크게 기여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요르단전 무승부 이후 “(금메달을 딴) 2018년 아시안게임 때도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패한 적이 있다. 조별리그에서 정신을 다잡을 수 있는 경기를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겠다. 이제는 이런 경기가 안 나오도록 하겠다”며 당시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어려움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이번 대표팀에는 6년 전 김민재와 금메달을 합작했던 손흥민(토트넘), 황인범(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튼),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등이 뛰고 있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분위기를 반등시키기 충분한 구성이다.
어느 팀이나 단기전에서는 위기가 닥친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도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팀을 정비했고, 이후 더 이상 실수하지 않으면서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한국 역시 요르단전 무승부를 보약 삼아 심기일전 할 수 있어야 오랜 숙원인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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