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SSG 랜더스 김광현(36)이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반등을 다짐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SSG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는 여러모로 좋지 않은 일이 많았다. 올해는 다른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말대로 김광현에게 2023년의 기억은 좋지 않다. 2022년 통합 우승 후 화려하게 2023년을 맞이했지만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1라운드에서 탈락해 초라하게 귀국했다.
마음을 다 잡고 맞이한 시즌 초반에는 WBC 기간 도중 후배 정철원(두산 베어스)과 음주를 한 일이 알려지며 마음고생을 했다.
이후 위축돼 성적도 나지 않았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9승8패 평균자책점 3.53에 머물렀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실패했다.
팀은 어렵사리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NC 다이노스에 3연패를 당해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접었다. 여러모로 김광현에게 2023년은 지우고 싶은 한 해였다.
음주 사건 이후 취재진과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던 김광현은 출국을 앞둔 이날 오랜만에 미디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작년에는 몸도 좋지 않았고 안 좋은 일도 많았다. 여러모로 실망감이 커 빨리 한 해가 끝나길 바랐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흘러 새해가 찾아왔고 김광현도 평정심을 되찾았다. 최근에는 이로운, 오원석 등 팀 후배투수들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항공비 외에 모든 체류비는 김광현이 부담했다.
김광현은 “후배들이 내 앞에서는 좋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웃은 뒤 “날씨가 좋아서 훈련하기에 딱 좋았다. 모두 열심히 몸을 잘 만들고 플로리다로 간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올해 SSG는 단장과 감독이 새 인물로 바뀌었다. 그 중 김재현 신임 단장은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 시절 선수 생활을 함께 해 김광현과는 인연이 남다르다.
김광현은 “단장님은 내게 영원한 캡틴이자 정신적 지주이시다. 늘 존경해왔던 분인데 단장으로 오시게 돼 반가웠다”며 “지난주에 일본으로 오셨는데 격려해주셔서 감사했다. 단장님이 나를 좋게 얘기해주셔서 함께 하던 후배들 앞에서도 면이 섰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감독님, 코치님들이 대부분 바뀌었는데 예년과 달리 나보고 피칭 스케줄을 짜보라고 하셨다. 어떤 시기에 선발 로테이션을 들어가는 게 좋을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셨는데 감사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감독님이랑 다시 상의를 하면서 좋은 안을 만들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배영수 투수코치에 대해선 “과거 한 팀에서는 안 해봤지만 늘 인사를 드렸던 사이다. 작년 WBC 때 2~3주 정도 함께 생활해보기도 했다”며 “좋으신 분이다. 마음 맞는 코치님이 오셔서 나도 더 친근하게 상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1988년생 용띠인 김광현은 올해 용띠의 해를 만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자신만 잘 하면 다시 우승까지 넘볼 수 있다는 포부가 있다.
그는 “프로 입단하고 두 번째 용띠의 해를 맞이했다. 세월이 엄청 빨리 흐르는 것을 느낀다”며 “올해는 굵직한 개인 목표보다 내가 짠 스케줄대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 1차 목표다. 내가 잘하면 5강을 넘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몸 관리를 잘 해서 다음 용띠의 해가 올 때까지도 선수로서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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