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합류 LG 신민재 “2루수, 아직 내 자리라 생각 안 해”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5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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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육성선수로 프로 입단…올해 첫 억대 연봉
지난해 백업으로 출발했지만 주전 2루수로 활약

“기분이 좋긴 한데, 아직 급여가 안 들어와서….”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 LG 트윈스 신민재(28)가 멋쩍게 웃었다.

신민재는 여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24시즌 연봉 계약에서 지난해 4800만원 보다 6700만원(인상률 139.6%) 오른 1억1500만원에 사인했다.

연봉이 곧 자존심이 프로 선수에게 억대 연봉은 성공의 기준점이 된다. 2015년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신민재에게는 의미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신민재는 24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한번쯤은 (억대 연봉을) 받아보고 싶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10년이 걸렸다”며 “계약을 하러 갔는데 내가 기대한 것과 비슷한 금액이라 바로 사인을 했다”며 웃었다. 이어 “기분이 좋긴 한데 아직 급여가 안 들어왔다. 받아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억대 연봉을 안겨준 ‘2023년’은 그야말로 ‘인생 역전의 해’였다.

2019년 LG 이적 후 매번 백업 역할에 머물렀던 신민재는 2022년 1군 데뷔 후 최소 경기인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입지가 더욱 좁아졌던 신민재는 지난해에도 백업으로 출발했다.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던 그에게 오래 지나지 않아 기회가 왔다. 주전 2루수를 맡았던 서건창(KIA 타이거즈)이 부진에 빠진 뒤 출전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신민재는 이를 놓치지 않고 꽉 붙잡았다.

4월까지 18경기 중 단 한 타석에 들어섰던 신민재는 5월 24타수 9안타로 타율 0.375를 때려 눈도장을 찍었다. 맹타를 휘두르고, 안정적 수비를 선보이는 데다 빠른 발까지 겸비해 펄펄 날았다.

연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신민재는 자연스럽게 LG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2023시즌 122경기를 뛰며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가 넘는 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277, 28타점 47득점을 기록하며 도루 37개를 수확해 도루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민재는 “지난해는 (주전으로 뛰는 게) 처음이니까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신민재 덕분에 오랜 걱정거리였던 2루수 고민을 해결한 LG는 29년 만의 통합우승도 달성했다. 우승을 떠올린 신민재는 “정말 좋았다”며 “감독님을 잘 만난 것 같다. 내 입장에선 나와 같은 선수를 계속 기용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텐데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할 수 있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처음으로 한 시즌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느낀 바가 많다. 그는 지난해 막판 체력 고갈로 주춤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도루왕 경쟁에서 밀렸다. 신민재는 “체력적인 게 크더라. 9월 중순까지도 3할 타율을 유지했는데 가을이 올 때쯤부터 정말 힘들었다”며 “올해도 비슷한 시점에서 힘들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짚었다.

이제는 다시 준비의 시간이다. 겨우내 신민재는 짧은 휴식 뒤 12월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이달 들어서는 주5일 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민재는 “지난해는 처음이지 않았나. 올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느 정도의 선수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작년보다 떨어지면 아직 부족한 거고, 더 좋으면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고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렵게 얻어낸 주전 2루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한 생각은 내려놨다. “지킬게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과감하게 못할 것 같다”는 신민재는 “지금도 (2루를)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부분은 작년과 차이가 없다. 내 자리라고 해도 못하면 다른 사람이 차지할 수 있지 않나”라며 계속해서 자신을 채찍질했다.

뜻깊은 시즌에도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도전자의 마음인 신민재가 2024시즌을 향해 시동을 걸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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