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한번도 못잡고 완패
‘텃밭’ 호주오픈 4강서 처음 탈락
신네르, 메이저대회 첫 결승 진출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1위)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출전 역사상 가장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조코비치는 26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에서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4위)에게 1-3(1-6, 2-6, 7-6, 3-6)으로 무릎을 꿇었다. 호주오픈 남자 단식 최다(10회) 우승 기록 보유자인 조코비치가 4강에 오르고도 패전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코비치는 이전까지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면 무조건 우승하던 선수였다.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역대 최다(24회) 우승 기록 보유자인 조코비치가 호주오픈에서 패한 건 2018년 1월 22일 이후 2195일 만이다. 조코비치는 당시 대회 16강에서 한국의 정현(28)에게 0-3(6-7, 5-7, 6-7)으로 졌다. 조코비치는 이후 호주오픈에서 33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거부해 2022년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걸 제외하고 조코비치는 2019년부터 이 대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던 상태였다.
이날 상대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브레이크하지 못한 조코비치는 “오늘 내 상태에 살짝 충격을 먹었다. 첫 두 세트는 엉망이었다. 메이저 대회 출전 역사상 최악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1∼4세트를 합쳐 13게임밖에 따지 못했다. 조코비치가 호주오픈에서 이런 기록을 남긴 건 2007년 16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에게 0-3(2-6, 5-7, 3-6)으로 패한 뒤 17년 만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손목 통증을 호소했던 조코비치는 ‘노쇠화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평소 시즌을 시작할 때 좋았던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난 여전히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에서 모두 우승하는 ‘골든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남자 테니스 역사상 아무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신네르는 이날 승리로 ‘조코비치의 천적’ 타이틀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신네르는 지난해 11월 26일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조코비치에게 2-1(6-2, 2-6, 7-5) 승리를 거둔 뒤 맞대결 2연승을 이어갔다. 신네르는 조코비치와의 맞대결에서 3승 4패를 기록 중이다. 21세기에 태어나 조코비치를 3번 이긴 선수는 신네르가 처음이다. 신네르는 이날 승리로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에 처음 성공했다. 신네르는 이탈리아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호주오픈 결승에 오르는 기록도 남겼다.
한편 27일 열리는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정친원(22·중국·15위)과 아리나 사발렌카(26·벨라루스·2위)가 맞붙는다. 중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건 2014 호주오픈 챔피언 리나(41) 이후 10년 만이다. 리나는 2011년 프랑스오픈 때도 정상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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